빛과 자유가 어우러지는 도시 ‘뉴욕’을 거닐다

경북도민일보 2025. 8. 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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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포 칼럼-미국 기행문②
뉴욕 맨해튼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모습. 사진=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제공
뉴욕의 상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9·11테러 메모리얼 광장에 모인 관광객과 시민들.
뉴욕 맨해튼의 야경.
자유의 여신상.
브루클린브리지.
■ 뉴욕, 빛과 그림자가 춤추는 도시의 심장

맨해튼의 도로는 마치 인간의 동맥처럼 바삐 뛰고 있었다. 도로에는 차들로 붐비고, 건물을 올리는 공사장,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이 도시의 박동을 말해준다. 호텔에 짐을 푼 뒤, 한국식당에서 먹은 불고기와 된장찌개는 고단한 여정 끝에 만난 조국의 구수한 향수였다.

저녁이 되자, 뉴욕은 다시 태어난다. 뉴욕의 거리는 저녁부터 활기를 띤다.

불빛은 별처럼 반짝이고, 타임스퀘어는 거대한 심장처럼 쿵쿵 뛴다. 뉴욕 맨해튼은 세계적인 광장이다. 흔히 세상의 교차로라고 불릴 만큼 문화, 광고, 관광, 미디어가 결함된 상징적인 공간이다. 여기서는 밤이지만 대낮 같이 밝다. 수많은 광고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건물 외벽 전체를 덮는 전광판과 네온사인의 광고 스크린은 여기가 세계의 심장 뉴욕임을 말해준다. 이렇게 뉴욕은 생기가 있고 젊고 활기차다. 기업들이 수억 원을 들여 홍보하는 세계적인 광고 플랫폼 앞에 잠시 정신이 혼미함을 느낀다. 이곳에서는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삶의 의미를 잃을 것 같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정점에서 본 야경은 별을 아래에 두고 바라보는 신비한 풍경이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1931년에 세워진 아르 데코 양식의 고층 빌딩이다. 한때 세계 최고 높이의 건물로, 뉴욕의 상징적인 심장이다.

록펠러 센터 전망대는 대도시의 화려한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었다.

브로드웨이 극장가는 전 세계 공연 예술의 메카이자 뉴욕의 문화 혼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었다. 야경 속에서 마치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별자리가 된 듯하다.

이토록 눈부신 도시에서, 나는 어쩐지 이방인이 된 느낌이 들었다. 잠시 몽롱한 감정속에 잠기며 고요한 위로를 느낀다.

■ 뉴욕 시내를 걷다 : 분주함 속의 고요를 찾는 여정

다음 날 아침, 뉴욕을 걷는다. 분주한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한 발 한 발, 도시의 숨결을 따라간다. 뉴욕의 지하철은 깨끗한 편은 아니지만 다양한 사람들로 붐빈다.

월 스트리트는 세계 경제의 중심이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브론즈 황소상(Bull of Wall Street)이 있는 이곳은 자본의 숨결이 느껴지는 거리이다.

9·11 메모리얼은 삶과 죽음, 자유와 회복의 경계선, 검은 수직의 물줄기는 세상 모든 이별을 위로하는 듯 24시간 계속 물이 흐른다. 그 물은 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모든 사람들의 눈물이 아닐까?

베슬(Vessel) 허드슨 야드에 있는 계단 구조물은 미래적 감성과 도시 예술의 새로운 상징이다.

5번가는 고급 브랜드와 패션의 거리다. 소비가 아니라 도시의 감각을 걷는 길이다.

브루클린 브리지 위를 걷는다. 도시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 온다. 아름답다. 낭만적이다. 브루클린 브리지는 고딕 양식의 석조 아치탑이 인상적이다. 이것은 단순한 교통 시설을 넘어 도시를 이어주는 뉴욕의 도전정신과 창조성의 산물이다. 즉 과거와 현재, 노동과 예술, 기술과 감성,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상징적인 다리이다. 뉴욕시는 그 다리 위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오페라 무대라고 할수 있다. 그 다리 위에는 다양한 삶의 스토리가 오가고, 꿈을 안고 건너는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가득하다.

바람은 강물처럼 불고, 그 다리 위에서 사람들은 인생의 무게를 지니고 다리를 건너는 듯 보였다. 하늘에는 구름이 흐르고, 강물은 바다로 흘러가고 도시는 다양한 사람들로 어디론가 떠밀려 간다.

덤보 & 브루클린 브리지는 뉴욕의 인생 샷 명소다. 고전과 현대, 나무와 철근이 교차하고, 수많은 다양한 인종이 함께 걷는 곳이다. 뉴욕은 다양한 빚깔, 서로 다른 사람이 함께 사는 곳이다.

■ 자유의 여신상, 자유를 노래하는 항해

예약한 택시가 시간에 맞추어 우리가 기다리는 장소로 왔다. 강가를 따라 걷다가 크루즈를 타고 자유의 여신상 앞으로 향했다.

그 여신은 촛불을 들고 태평양 바람을 안고 서 있었다.

그녀는 침묵하지만, 존재 자체로 '자유'와 '희망' '환영' '저항' '빛'을 설파하고 있었다. 자유의 여신상은 프랑스가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물한 여신상이다.

세계 이민자들의 꿈과 희망이 향하던 그 상징의 품 앞에서 우리는 자유를 다시 배운다. 자유의 여신상이 수많은 이민자들을 품은 것처럼 미국이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기회와 은총의 땅이기를….

1883년에 엠마 라자루스(Emma Lazarus)가 쓴 시 '새로운 거인상'〈The New Colossus〉 이라는 시의 일부분이 마음을 울린다.

이 시는 오늘날 자유의 여신상이 이민자와 난민을 환영하는 상징이 되도록 만든 핵심 문학작품이며, 자유의 여신상 받침대 안쪽에 청동판으로 새겨져 있다.

그녀의 손에서 세계를 향한 환영의 불빛이 타오르고, 온화한 눈빛은 두 도시를 품은 항구를 내려다본다.

"옛 땅들이여, 너희 화려한 역사는 간직하라!"

그녀는 침묵 속에 외친다.

"지친 자들, 가난한 자들, / 자유를 갈망하는 군중을 내게 보내다오 / 넘쳐나는 땅에서 버림받은 이들을 내게 보내다오./ 집 없는 자들, 폭풍에 휩쓸린 자들을 보내다오. / 나는 황금의 문 옆에서 등불을 들어 올린다."

이 시는 미국을 "자유를 향한 등불을 든 나라"로 묘사하며, 특히 사회적인 약자인 이민자, 난민, 고통받는 자들을 향한 환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앞으로도 미국은 포용과 자유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되어 세계인들로부터 존경받는 나라가 되길 기도한다.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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