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꾼’ 선택하라던 李…‘개방형’ 국민추천제 채용·검증 과정은 ‘비공개’
정무직 6만858건, 공공기관장 8760건, 개방형직위 1656건, 기타 2만2127건
추천 건수 외 국민추천제로 추천·임명된 인사 등 세부 내용·과정 모두 ‘비공개’
“모든 과정 공개”한다던 李 대통령…인사처 “정부 인사 관련 자료는 공개 불가”
(시사저널=강윤서·정윤성 기자)

"이제 국민 여러분께서 진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일꾼을 선택해주십시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국민에게 장·차관 후보자를 포함한 고위급 인사를 추천받는 '국민추천제'를 시행하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에 따라 접수 기간(지난 6월10~16일) 동안 국민추천제로 들어온 인사 추천은 9만3000여 건으로 최종 집계됐다. 대통령실이 마지막으로 브리핑한 건수보다 약 2만 건 많은 값이다. 이재명 정부는 해당 시스템의 '투명성'을 강조했던 당초 입장과 달리 접수가 끝난 지 약 2개월이 지나도록 관련 인사 검증 과정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사저널은 인사혁신처에 지난 6월 국민추천제에 접수된 추천 결과 및 정부 인사에 실제 반영한 사례, 검증 과정 등을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자료 공개를 요청했다. 이와는 별도로 시사저널은 정보공개청구 절차를 이용해 인사처에 자료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인사처는 국민추천제에 접수된 총 추천 건수 외의 별도의 자료 요청에 대해서는 모두 '비공개 자료'라고 답변했다. 인사처는 "해당 자료는 정부 인사와 관련된 사항으로 제출할 수 없음을 양해해달라"는 입장이다.
인사처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힌 자료는 크게 4건이다. ①대통령 임명 주요 직위 중 국민추천제를 통해 추천된 대상자 현황(직위, 대상자, 추천횟수 포함) ②이 가운데 총리 추천, 대통령 발탁 등 다른 경로가 아닌 국민추천제로 임명된 대상자 ③국민추천 자료 활용 절차 및 과정(분류방법, 보고라인, 단계별 결정사항, 대통령 최종 보고 내용 등) ④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약속한 '모든 과정 공개' 지침에 따른 정보 공개 목록 등이다.
특히 인사처는 자료①의 비공개 이유에 대해선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인사처는 "해당 법률에 따른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이자,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며 "개인정보로서 특정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사처가 유일하게 공개한 자료는 국민추천제 접수기간 동안 들어온 총 직위에 따른 추천 결과다. 지난 6월10~16일 일주일 간 접수된 추천 건수는 △정무직 6만858건 △공공기관장 8760건 △개방형직위 1656건 △기타 2만2127건으로 정무직 인사에 대한 추천이 가장 많았다. 총 추천 건수는 9만3401건이다. 이번 국민추천제는 인사처의 기존 시스템을 활용했기에 추가 예산은 소요되지 않았다고 한다.

말로만 투명성?…'비밀주의' 속 신임 인사처장 최동석도 '막말' 논란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국민추천제 도입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국민추천제는 인사 절차의 변화를 넘어, 국민이 국가 운영의 주체가 돼 주도권을 행사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정한 검증을 거쳐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참된 인재가 선발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역시 같은 달 16일 브리핑에서 "접수 마감 이후 객관적 평가를 거쳐 대상자가 선정되면 투명한 검증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초기 발언들과 달리, 현재까지 대통령실이 어떤 방식으로 후보자 평가와 검증을 진행하고 있는지는 외부에 전혀 공유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이 브리핑 당시 발표한 7만4000여 건의 추천 건수 역시 최총 집계에선 9만3401건으로 2만 건 가까이 불어난 상태다.
대통령실이 '개방형' 국민추천제를 '비공개'로 운영하는 사이 인사 검증 부실 논란은 곳곳에서 고개를 들었다.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 조기 유학 및 논문 표절 논란으로 지명이 철회됐고,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보좌진에게 쓰레기 처리, 변기 수리 등 갑질 논란이 불거지며 현역 의원 장관 후보자 최초로 낙마했다. 대통령실 참모진 역시 부동산 차명 보유 및 대출 의혹으로 오광수 전 민정수석이, 비상계엄 옹호 발언으로 강준욱 전 국민통합비서관이 물러났다.
잇따른 낙마에 대통령실도 뒤늦게 인사 검증 시스템 보완을 약속했지만,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은 여전히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관급으로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된 최동석 인사혁신처장 역시 과거 '막말'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일단 최 처장과 함께 가기로 했지만, 과거 발언이 여전히 재조명되면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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