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문화재' 처음 쓴 예용해 30주기… "무형유산 전승 노력 이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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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문화재, 그들은 마지막 깜박이는 민속예술의 아름다움을 부둥켜 안은 채 억센 세월의 흐름에 스러져가려 하고 있다.
언론인 출신으로 문화재위원회 위원을 지내며 무형유산 보존에 힘쓴 예용해(1929∼1995) 선생의 30주기를 맞아 5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그를 추모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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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문화재, 그들은 마지막 깜박이는 민속예술의 아름다움을 부둥켜 안은 채 억센 세월의 흐름에 스러져가려 하고 있다. 절멸에 다다른 민속예술과 세상의 외면 속 그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한국일보 1960년 7월 10일 자 '인간문화재' 1회 중
1960년 7월 10일 시작한 본보의 '인간문화재' 연재 시리즈의 일부다. 당시만 해도 국가 무형유산 보유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을 때였다. 인간문화재라는 용어도 처음 사용됐다. 1870~1920년대 태어나 조선 후기 기술을 이어받은 장인들은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고 후계자도 거의 없었다. 이 같은 현실을 안타까워한 당시 예용해 본보 기자는 전국 23개 지역을 누비며 무형유산 보유자들을 수소문해 수년간 이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연재했다.
1963년 연재를 묶은 '인간문화재'도 출간했다. 무형문화재위원장을 지낸 서연호 고려대 명예교수는 "인간문화재의 분포와 계보, 특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책을 읽는 것 자체가 하나의 발견이요 우리 문화에 대한 깨달음이었다"고 전했다.

언론인 출신으로 문화재위원회 위원을 지내며 무형유산 보존에 힘쓴 예용해(1929∼1995) 선생의 30주기를 맞아 5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그를 추모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무형유산 전문가들은 1960~1970년대 산업화 시대 예 선생의 무형유산 전승 업적을 높게 평가했다. 김권구 계명대 명예교수는 "예용해 선생이 민속공예와 예능 분야의 현장조사를 하지 않았다면 조선 시대 장인과 예능인들에 대한 기록은 남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인규 전 국립고궁박물관장은 "무형문화재의 역사, 장인의 계보, 재료와 제작 공정, 제작 기술 등을 남긴 그의 저서 '인간문화재'는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보고서의 원형이 됐다"고 말했다.
예 선생의 활동을 계기로 1962년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은 유산의 범주에 무형유산을 포함시켰고, 기능보유자 지정제도를 통해 인간문화재를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기반도 마련했다. 예 선생 스스로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며 무형유산 지정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무형유산 보호 제도는 훗날 한국 정부가 1993년 유네스코에 제안한 인간문화재 보호 사업과 2003년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으로 이어졌다.

이 외에도 예 선생은 민속문화 전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민속관의 설치를 적극 주장해 그 후신인 국립민속박물관이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 생애 마지막 10년 동안은 미국·유럽·일본 박물관을 찾아 파악되지 않은 해외 소재 한국 유산을 직접 조사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참석자들은 예 선생의 열정을 오늘날에 계승하기 위한 노력도 역설했다. 김 전 관장은 "무형유산의 충실한 기록을 남기고, 위기에 처한 유산의 전승자를 적극 충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영동 경국대 교수도 "여전히 무형문화유산을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면서 "연구자들의 더 많은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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