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예술고, 시험 전 '합격자 적힌' 포스트잇…교사 채용 비리 의혹도 / 풀버전

안지현 기자 2025. 8. 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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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유명 예술고등학교에서 '입시 비리'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입학 실기 시험을 치르기 직전, 심사위원들에게 누가 합격자이고 누가 불합격자인지 적힌 쪽지가 전달됐다는 겁니다.

먼저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비탈길을 올라가면 보이는 이 학교는 국내 유명 예술고등학교입니다.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전통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모두가 '꿈 꾸는 학교'라고 말합니다.

[학교 졸업생 : 국악을 한다면 꼭 와야 하는 그런 고등학교… 저랑 같은 전공하는 친구들은 다 이 학교로 (오고 싶어 해요.)]

그만큼 공정하고 엄격하게 학생을 선발할 거라고 모두가 믿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정황이 나왔습니다.

JTBC는 한 심사위원의 통화 녹취를 입수했습니다.

2년 전, 입학 전형 실기 시험 날 시험 직전,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번호를 쓴 '포스트잇'을 전달받았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심사위원 : (다른 심사위원이) '포스트잇'에다가 누구누구 몇번 몇번 몇번 이렇게 써가지고 다 나눠줬어.]

포스트잇을 전달한 사람은 또 다른 심사위원이자, 이 학교 정교사 A씨라고 했습니다.

A씨가 심사위원 5명 가운데 3명에게 이 메모를 전달했다는 겁니다.

즉, 심사위원 4명이 이를 공유한 셈입니다.

[당시 심사위원 : 나랑 OOO(심사위원)며, OOO(심사위원)며 다 나눠줬단 말이야. 그런데 끝나고는 다시 그걸 회수해 가더라.]

[학교 관계자 : 500점 만점에 실기가 300점인데, 이 300점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 내신이 높아도 들어갈 수 있는 확률이 현저히 줄어들거든요.]

A씨는 심사위원으로 참가하지 못한 다른 정교사에게 부탁을 받고 이런 일을 했다고 의심받고 있습니다.

[학교 관계자 : (특정 강사에게) 레슨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지원자를) 떨어뜨려달라고 부탁을 했고요. (이 외부 강사는) 학부모들을 모아놓고 '내 말을 들으면 예고를 가고 OO대까지 쭉쭉 하이패스로 갈 수 있으니 내 말 따르라'…]

정교사인 A씨는 계약직 강사인 다른 심사위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였습니다.

이런 의혹에 대해 학교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2년 전 시험 당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 예술고등학교는 입시뿐 아니라 교사 채용 과정 역시 비리가 있었단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저희는 교사 자리를 놓고 수억 원의 금액이 거론된다고 말하는 학교 관계자의 녹취를 확보했습니다.

계속해서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초 진행된 정교사 채용을 몇 개월 앞둔 시점, 이 학교 교사들 사이의 대화입니다.

아직 채용 공고만 나온 상황인데 이미 결과가 결정된 듯한 이야기가 오갑니다.

[해당 학교 강사 : 밀 사람이 없으면 이제 OOO을 (채용)해줄 것 같고, 누가 베팅(뇌물)을 세게 들어오면 그걸로 갈 것 같고…]

제시하는 액수에 따라 합격자가 바뀔 수도 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해당 학교 강사 : 돈 쓸 사람이 벌써 있나 봐. (OOO은) 몇억은 거뜬히 쓸 거라고 그랬다고 그 얘기를 하더라고…]

서울 금천경찰서는 이미 이 학교 교사 채용 비리 의혹을 들여다보는 중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리 진술과 정황도 나왔습니다.

다른 시기, 블라인드로 치러진 교사 채용 시험에서도 특정인을 뽑으라는 압박이 있었다는 복수의 증언이 나온 겁니다.

가림막 뒤 지원자 얼굴을 확인한 뒤 합격시키도록 하는 등 방법은 단순하고 직설적이었습니다.

[김재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 해당 학교는 국립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연이은 비리가 사실이라면 이에 대해 엄중히 관리 책임까지 따져 물어야 할 것입니다.]

[학교 관계자 : 실력 있고 공부 열심히 한 친구가 선생님이 되고 학생으로 뽑혀서 가는 진짜 그런 나라가 돼야죠. 이거는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진짜.]

적어도 교육 현장에서만은, 절차적 공정이라도 지켜질 거라 믿는 게 상식입니다.

[VJ 허재훈 영상편집 지윤정 영상디자인 강아람]

※JTBC는 예술고등학교 비리 관련해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의 신분은 철저히 보호해 드리고, 제공해주신 정보는 취재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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