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건설경기 살리자] <11>공공부문 공급 강화해야 아파트 시장 안정

김상진 기자 2025. 8. 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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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미분양 아파트가 6월 말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두 번째로 많은 8천995가구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동대구역네거리 인근에 미분양 홍보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김상진 기자

올해 대구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2천448가구로 추산된다. 이 수치는 대구지역 적정물량인 1만1천~1만2천 가구에 부합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2026년에는 7천925가구, 2027년에는 1천98가구로 입주물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최근 몇년간 적정물량을 넘어선 공급 과잉 때문에 빚어진 미분양 사태가 공급 부족으로 역전되면서 2027년부터 아파트값이 뛰어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대구가 보유한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8천995가구에 이른다. 이는 전월보다 409가구(4.8%) 늘어난 물량으로, 전국 17개 시·군 중 가장 많은 경기(1만1천93가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아직 3천824가구나 된다. 전월보다 20가구 줄었지만,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물량이다. 이같은 미분양 사태 때문에 대구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폭락하면서 지역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세가격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역전세 현상이 발생하는 바람에 입주자가 이사갈 때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느라 집 주인들이 곤욕을 치르는 상황이다.

이같은 널뛰기 시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대구 아파트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을 만큼의 물량이 꾸준하게 분양되고, 3~4년 뒤 입주돼야 한다. 해법은 아파트 분양사업의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통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건설사가 주도하는 민간부문은 통제에 한계가 있다. 시장논리상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활황기에 아파트를 분양하려고 할 것이며, 지자체가 인허가를 중단하면 행정소송을 불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장기적인 공익 관점에서 분양물량을 조절하는 것은 대한주택토지공사(LH) 또는 대구시 출자기관인 대구도시개발공사가 시행사 역할을 맡는 공공부문에서 가능하다.

이병홍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회장(대구과학대 금융부동산과 교수)은 "2027년부터 아파트 입주물량이 거의 없게 된다. 그러면 주거의 질이 높은 아파트와 그렇지 못한 아파트의 간극이 커지면서 대구에서도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며 "양극화를 해소하려면 아파트 공급을 민간에만 맡겨서는 곤란하고, 공공부문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시장의 부재로 지역 부동산 정책이 없는 것이 다름없는 상황이지만, 지역 주택시장의 양극화를 줄이려면 이미 늦었다는 평을 듣는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택산업연구원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주택학회 및 엄태영 국회의원실과 공동으로 개최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도 공공부문의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이 제시됐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이날 최근 3년간의 아파트 착공 실적을 근거로 공급절벽의 심각성을 제시하면서 "6·27 가계부채 대책 이후 거래 위축으로 단기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공급절벽 장기화와 수요 확대가 맞물릴 경우 연말부터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실장은 이어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수용해 △택지 조성공사 기간 단축으로 신속한 주택 건설 △외부 기반시설 등 설치기간 단축으로 신속한 택지 사용 △고품질 및 우수브랜드 공공주택 건설을 위해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확대 △시장 상황에 맞게 수요자가 선호하는 '분양·임대 자유선택+지분자유적립형'으로 공공주택 공급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으면서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특히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이 중견건설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지역 건설업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중견건설사 입장에서는 토지 매입비용이나 초기 사업비 조달 부담이 없어 리스크가 낮은 데다, 청약수요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LH가 오는 2027년까지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 비중을 연간 인허가 물량의 3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 밝히면서 안정성을 확실히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먹거리가 생겼다고 생각한다"며 "자금력이 약한 지역 중견건설사의 입장에서는 미분양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가뭄의 단비'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sjkim@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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