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전차단기 설치·전력 차단이 관건…경찰, 포스코이앤씨 ‘감전사고’ 집중수사
광명∼서울 고속도 사고 합동 감식…양수기·분전함·안전장비 살펴봐
전날 폭우, 양수기 펌프 고장…포스코이앤씨, 올해에만 4차례 사고
박승원 광명시장 “대규모 공사현장 한계…지자체 감독권한 확대”
경찰이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광명∼서울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작업자가 중상을 입고 의식불명에 빠진 사고와 관련,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감식을 벌였다. 경찰은 양수기 설비에 누전차단기, 접지 및 절연 조치 등 사고를 막기 위한 장치가 있었는지와 공사 관계자가 사고를 당한 근로자에게 위험 요인에 대한 안전교육 의무를 다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날 오후 1시34분쯤 미얀마 국적의 30대 남성 근로자 A씨가 지하에 설치된 양수기 펌프가 고장을 일으키자 점검하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다가 감전사고를 당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A씨는 현재 호흡은 회복했으나 의식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의료진으로부터 “의식을 잃은 근로자가 감전으로 인해 다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확보해 양수기 설비에서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누전이 발생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현장에서 발견된 양수기와 분전함 부품 일부를 수거해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사고 현장 주변에서 양수기 설비 외에 전류가 흐를만한 다른 설비나 도구는 발견되지 않았다.

감식은 감전이 발생한 지하 양수기 시설 주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경찰은 양수기 시설이 제대로 설치됐는지, 양수기가 사고 당시 작동했는지 여부와 함께 사고 전날 내린 비로 현장에 물이 많이 고여 있던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기후 상황이 감전사고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사고지점은 고속도로가 터널을 지나는 구간으로, 공사를 위해 지면을 도로 폭만큼 수십m 너비로 파놓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현장 일대의 전기 공급을 차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사고를 당한 A씨는 하청업체 소속으로, 해당 현장에서 6개월가량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현장 정리나 도구 운반 같은 잡일을 담당했으며, 양수기 관리를 전담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선 외국인 근로자인 A씨가 의사소통 문제로 업무지시 및 안전수칙을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현장에 투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는 올해만 네 차례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 경남 김해시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 4월 광명시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와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 지난달 28일 경남 의령군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천공기 작업 노동자 끼임 사고 등이다.
반복된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속출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의령군 사고 이튿날 국무회의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전날 벌어진 고속도로 감전사고를 언급하며 “대규모 공사현장 관리·감독 권한을 확대해 보다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재난 현장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처럼 사고가 반복되는 건 현행 재난안전관리 체계의 한계를 드러낸다”면서 “중앙정부 중심의 관리체계는 신속하고 즉각적인 현장 대응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감전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노동자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내 모든 공사현장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폭넓은 안전대책을 세우고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명=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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