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각은] 영어 교육 “초3부터” vs “4세부터”…교육당국-학부모 충돌

이호준 기자 2025. 8. 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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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는 유학 금지법까지 나오겠네요."

5일 한 유아 영어 교육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맘카페'에는 이런 내용의 글들이 올라와 있다.

영유아 영어 사교육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은 이런 흐름에 반대되는 교육 당국과 정치권 움직임에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육당국은 영어유치원에 대해 비용이 많이 들지만 교육 효과는 미미하며, 과도한 학습은 영유아 인권을 침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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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18일 신문규 당시 교육부 기조실장이 서울 강남구 소재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서 게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교육부 제공

“한글·수학은 되고 영어만 안 되나요?”

“나중에는 유학 금지법까지 나오겠네요.”

5일 한 유아 영어 교육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맘카페’에는 이런 내용의 글들이 올라와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3일 ‘4세 고시’를 실시하는 이른바 ‘영어유치원’을 특별 점검했다고 밝히자 나온 반응이다. 국회에서는 ‘영어유치원 금지법’도 발의됐다.

영유아 영어 사교육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은 이런 흐름에 반대되는 교육 당국과 정치권 움직임에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교육은 선행 학습 금지, 사교육 영어유치원은 활황

학교만 다니는 학생은 9세 때인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야 영어를 배우게 된다. 초등학교 1~2학년에게는 방과후 영어 수업이 허용돼 있지만, 문자를 배우거나 암기를 하지 않고 놀이·음성 중심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도 마찬가지로 ‘영어 학습’은 불가능하다.

반면 사교육에서는 영어 선행 학습에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다. 영어유치원이라고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서는 한글이나 한국어 대신 영어로 수업이 이뤄진다.

5일 영어유치원 카페에 올라온 영어유치원 금지법 관련 게시물의 모습. /네이버카페 캡처

교육부에 따르면 영어유치원의 월 평균 수업료는 약 154만5000원으로, 대학교 등록금의 두 배 수준이다. 그럼에도 올해 3월 기준 서울시에서 영업 중인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248곳에 달한다. 영어 등 사교육을 받는 유아 비율은 4세 68.9%, 5세 81.2%이다.

◇서울시교육청, ‘4세 고시’ 친 영어유치원에 “입학 추첨해라” 행정지도

논란은 지난달 23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영어유치원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학원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불거졌다. 이 법안은 36개월 미만 영유아 대상 외국어 교습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3세 이상 7세 미만 유아에게도 하루 최대 40분 이내로만 외국어 수업이 허용된다. 하루 4시간 이상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유치원은 사실상 문을 닫게 되는 셈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유명 영어유치원에 합격하기 위한 ‘입시 학원’을 단속했다. 지난 5~7월 선행학습과 관련한 특별 점검을 벌였고, 입학 전 레벨테스트(이른바 ‘4세 고시’)를 실시한 학원 11곳을 적발했다. 시교육청은 이 학원들에 학생 선발 방식을 추첨이나 상담 중심으로 변경하도록 행정지도했다. 다만 학원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레벨테스트를 금지하는 명확한 조항은 없다”고 했다.

5일 의안정보시스템에 올라온 영어유치원 금지법에 대한 입법예고 등록의견. /의안정보시스템 캡처

◇학부모 반발 이유 “내 자식 내가 가르치겠다는데”

교육당국은 영어유치원에 대해 비용이 많이 들지만 교육 효과는 미미하며, 과도한 학습은 영유아 인권을 침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학부모들은 자녀 학습 방식을 선택할 권한을 당국이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국회 홈페이지에는 ‘영어유치원 금지법’에 대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열흘간 1만460건의 의견이 등록됐다. 이 중 95% 정도는 법안에 반대한다는 내용이었다.

작성자 김모씨는 “내 자식 내가 가르치겠다는데 왜 그걸 반대하는 건지 이유가 타당하지 않다”며 “글로벌 시대에 영어는 필수이므로 배워야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지난달 31일에는 법안을 철회하라는 국회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작성자는 이 법안에 대해 “헌법 제31조가 보장하는 부모의 교육권과 아동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내용”이라고 했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책에 대한 찬반을 떠나 법이 통과됐을 때 실현 가능한지, 또 이후 위헌법률심판 청구 가능성 등에 대해 종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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