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식당이 점령한 계곡 불법 영업... 단속 왜 안하나
당시 이재명 계곡 정비때와 대비
철거 후 설치 도돌이표 영업 반복
광주·전남 철거 등 행정집행 ‘0’
"강제 철거해야" 비판 쏟아지기도

<속보>계곡 불법 영업 <본보 8월 1일자 8면> 근절을 외친 정부의 강경 방침에도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자연휴식처여야 할 계곡은 여전히 천막과 평상 등으로 가득한 식당 영업장으로 변모했다.
시민들은 공공자산이 사유화된 현실에 분노하고 있지만, 단속은 무기력한 계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강제 철거까지 이끌어냈던 계곡 정비와 비교되며 지자체의 소극적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5일 남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말 전남 담양 한 계곡에는 물 위로 평상과 테이블이 빼곡히 깔려 있었고, 천막과 조리시설까지 설치돼 있었다. 입구에는 '자릿세 없음'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음식을 주문하지 않으면 자리에 앉을 수 없는 구조였다. 백숙 한 그릇 가격은 9만 원을 웃돌았다.
하천 구역 내 조리시설, 천막, 평상 등 설치는 명백한 불법이다. 하천법과 관련 규정에 따라 행정대집행 및 형사처벌이 가능하지만, 일부 업자들은 매년 여름철마다 같은 방식의 불법 영업을 반복하고 있다.
문제는 단속이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단속이 예고되면 업자들은 시설을 임시 철거하고, 이후 다시 설치하는 '도돌이표' 영업이 이어진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철거 후 재설치되면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라며 "계고, 의견 청취 등 법적 절차를 밟는 동안 불법 시설은 자취를 감추고 만다"고 설명했다.
실제 광주·전남에서는 지금까지 철거 대집행이 단 1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계도와 행정지도가 반복될 뿐, 실질적인 조치는 없는 셈이다.
시민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계곡을 찾은 김모(35)씨는 "음식을 사먹지 않으면 발조차 못 담그게 한다"며 "공공 공간이 특정 업자의 장사터가 된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SNS 등에서도 "지자체는 방관자냐", "공공재 사유화가 방치되고 있다", "예전처럼 강제 철거해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2019년 '계곡 정비'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당시 이 전 지사는 "불법 점유는 국민 권리 침해"라며 하천 전수조사와 행정대집행을 동시에 지시했고, 불응 업자에 대해서는 토지 가압류, 수사 의뢰, 공무원 유착 시 징계까지 단행했다. 2020년 7월 기준 경기도는 198개 하천에서 1만1천383건의 불법 시설을 철거했다. 말뿐인 계도가 아닌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현재는 '여름만 넘기면 된다'는 안이한 인식 속에 불법 영업이 되풀이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단속 일정을 업주가 미리 아는 것 같다", "철거 후 바로 다시 설치되는 걸 보면 유착이 의심된다"는 말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단속보다 상시 감시 체계 구축, 주민 참여형 관리 모델, 불법 제보 인센티브제 도입 등 실효성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광주시·전남도 관계자는 "불법 점용시설에 대한 강경 대응을 9월까지 이어갈 계획"이라며 "단발성 조치에 그치지 않고 제도 개선과 상시 감시 체계를 포함한 장기 대책도 지속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