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이탈에 의원들 체포영장까지···미국 양당 ‘게리맨더링’ 전쟁 심화

미국 공화당에 유리한 선거구 개편안이 텍사스에서 추진되자 민주당 의원들이 집단으로 이탈해 표결을 저지하면서 주지사가 체포 명령을 내렸다.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에서도 당파적 이익에 따른 선거구 조정을 검토하는 등 보복에 나서면서 양당 간 갈등은 심화할 전망이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4일(현지시간) 텍사스 공공안전부(DPS)에 텍사스주를 떠난 주의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을 체포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애벗 주지사는 “텍사스를 떠난 민주당 의원들은 텍사스 주민이 아닌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있다”며 “이 명령은 모든 민주당 의원들이 텍사스주 의사당으로 압송될 때까지 유효하다”고 했다. 앞서 그는 민주당 의원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제명하겠다고 위협했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체포가 실제로 가능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텍사스 DPS는 주의 법 집행기관으로 텍사스주 내에서만 명령을 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텍사스 주의회 공화당 의원들이 공화당에 유리한 선거구 재편안을 발표하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재편안에 따라 공화당이 5석을 추가로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자 ‘게리맨더링(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자의적으로 획정하는 일)’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구 재편에 대한 의견을 애벗 주지사에게 전달하는 등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텍사스 주의회 하원 민주당 의원 57명은 선거구 개편안에 관한 표결을 막기 위해 단체로 텍사스를 떠나 뉴욕·매사추세츠·일리노이주 등으로 향했다. 이날 오후 텍사스 하원에서는 민주당 의원의 단체 이탈로 인한 정족수 미달로 선거구 개편안은 통과하지 못했다. 더스틴 버로스 텍사스 하원의장은 “이런 식으로 가면 그에 따른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하루 500달러(약 7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들이 연방 하원 선거구 재획정을 통한 보복에 나서며 갈등은 번질 것으로 보인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이날 “공화당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규칙을 다시 쓰려고 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우리도 똑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캘리포니아는 민주주의가 쇠퇴하는 것을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의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새로운 선거구 개편안에 대한 브리핑을 열었다. 뉴저지·메릴랜드·일리노이의 주지사들도 민주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8050600031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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