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선인가 우회적 떠보기인가... 조현 외교장관 G2 메시지 '삐걱'

조영빈 2025. 8. 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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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인터뷰 등 조현 외교부 장관 발언을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을 향한 정부 메시지가 고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한 미국 방문이 임박한 가운데 오는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주변국에 혼선을 줄 수 있는 발언이 이어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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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인터뷰서 '중국' 적시해 "주변국과 문제"
"미국 외교수사 따라가지 마라"...반발 자초
대통령실 "이견 있지만 한중관계 노력 취지"
'주한미군 역할 조정' 관한 입장도 오락가락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신 인터뷰 등 조현 외교부 장관 발언을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을 향한 정부 메시지가 고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한 미국 방문이 임박한 가운데 오는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주변국에 혼선을 줄 수 있는 발언이 이어지면서다.

조 장관은 3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동북아시아에서 중국이 주변국들에 다소 문제가 되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이 남중국해·서해에서 해 온 것들을 봤다"고 말했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 내 중국의 군사적 팽창으로 한중 간 전략적 이해가 충돌하는 지점이 생기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외교부 장관이 '중국이 주변국에 폐를 끼치고 있다'는 식의 시각을 드러낸 것은 갈등 변수를 최소화하는 '외교' 문법과는 다소 동떨어진 셈이다.

중국은 곧장 불쾌감을 드러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중국은 주변 나라와 좋은 관계에 있다"고 반박했고,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관변 학자의 말을 앞세워 "(한국은) 중국 위협론과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외교) 수사를 따라가고 있다"며 "제3자의 지렛대로 이용당하지 말고 일관성과 진정성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전직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조 장관이 '대미 협력' 메시지에 힘을 실어주려다 또 다른 청자(중국)를 자극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통령실은 5일 입장문을 통해 "조 장관의 발언은 한중 간 일부 이견이 있더라도 역내 안정·번영에 기여하는 한중관계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장의 발언에 대통령실이 별도 입장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오는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한 가운데 중국 측의 과민한 반응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현(왼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미국 워싱턴 미 국무부 청사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 공동취재단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떠오른 '주한미군 역할 조정'에 관한 메시지도 오락가락이다. 조 장관은 WP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의 미래'에 관한 질문에 "주한미군에 대한 우려는 없다. (주한미군 규모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고, 그들의 역할은 오늘과 같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는 '동맹 현대화'를 목표로 주한미군 역할 변화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미국은 '중국 견제'에 주한미군 전력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으로, 현실화할 경우 주한미군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조 장관 발언은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에 활용하겠다는 미국 방침대로 끌려가진 않겠다는 한국 입장을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정부 고위 관계자가 미국 워싱턴 주재 특파원 간담회에서 '중국의 부상'을 이유로 꼽으며 "주한미군의 역할과 성격은 여러 요인 때문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한 것과는 온도차가 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조 장관이) 미중 사이에 여러 가능성을 고민하며 반응을 떠보는 것 같다"고 짚었다. 대외 메시지 관리가 안 된다기보다는 미중 양측에 한국의 입장을 던지며 우회적으로 '이해'를 구하는 작업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다만 "한미 간 협의를 거쳐 나온 공식 메시지를 중국에 비공식적으로 설명해주는 물밑 외교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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