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쌀 증산으로 정책 대전환···‘레이와 쌀 소동’ 여파

일본 정부가 반세기 동안 유지해 온 쌀 생산 억제 정책을 접고 증산 중심으로 공식 전환할 방침이다. 대규모 쌀 부족 사태를 겪은 여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이날 관계 각료회의에서 쌀 증산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첨단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농업 추진, 농지 경영 대규모화·법인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쌀 수출 확대 등을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는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면 쌀 가격이 하락할 위험이 있어 여야가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며 소득 보험 확대, 소득 보상 직불금제 등 방안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쌀 증산 정책은 2027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아사히신문은 이같은 발표가 “역사적인 정책 전환”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일본 정부는 1970년대부터 쌀 가격 하락을 막고자 매년 쌀 생산량 목표치를 설정해 광역지자체 격인 도도부현에 전하는 이른바 ‘감산 정책’을 본격화했다. 이 정책은 2018년 폐지됐으나, 정부는 이후에도 수요 예측을 근거로 생산량 기준을 정하고 쌀 대신 보리, 콩 등을 재배하는 농가에 보조금을 주는 방식으로 쌀 생산을 억제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쌀 정책 관련 관계 각료 회의는 지난 6월 첫 개최 이래 이날이 세번째다. 이시바 총리는 첫 회의 당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에게 쌀값 급등 사태의 원인 분석을 지시했으며, 직전에 열린 7월 회의에서는 “의욕 있는 생산자의 소득이 보장되고 불안 없이 증산에 나설 수 있는 새로운 쌀 정책”을 언급한 바 있다.
농림수산성은 이날 회의에서 쌀값 폭등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정부는 한때 쌀값 급등 원인을 유통 문제에서 찾았으나, 조사 결과 공급량 부족에 더 집중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NHK에 따르면 농림수산성은 앞서 인구 감소 등으로 수요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제 하에 수요량을 예측했으며, 방일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인한 수요 증대 및 1인당 소비량 증가 등은 고려하지 못했다고 각료 회의에 밝혔다. 또 고온으로 인해 현미에서 백미를 얻는 비율인 ‘수율’이 하락한 영향으로 실제 쌀 생산량이 부족했으며, 쌀 부족 사태 당시 정부가 비축미를 제때 방출하지 않아 추가적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는 등 설명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지난해 여름 이래 심각한 쌀 품귀 현상을 겪어 ‘레이와(2019년 이후 연호) 쌀 소동’이란 말이 나왔다. 쌀 부족 사태가 오래 이어지면서 올해 5월 중순 기준 일본 내 5㎏ 기준 쌀 평균 소매가는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4285엔(약 4만원)까지 올랐다. 쌀값은 이후 정부가 ‘반값 비축미’ 방출 정책을 실시하면서 하락했으나 지난달 말 다시 소폭 상승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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