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국 AI 이끄는 아이플라이텍 “美 제재는 中 기술력 자양분”
코로나19 당시 한국서 다국어 자동전화 지원
로봇회사 공동설립… ‘몸체 있는 AI’ 개발 집중
돤다웨이 부사장 “체화지능 솔루션 곧 출시”
아이플라이텍(iFLYTEK·科大讯飞)은 온전히 자체 기술만으로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구축했다.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것이 오히려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으로 나아가게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된 셈이다.
아이플라이텍의 글로벌 사업과 재무를 책임지고 있는 돤다웨이(段大为·53) 수석 부사장은 최근 조선비즈 인터뷰에서 “AI는 이제 ‘대형 모델’ 단계로 진입했으며, 이는 미래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이플라이텍은 2019년 미·중 무역전쟁 당시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기업이다. 2018년 인간 전문가 수준의 AI 음성 번역 기술 개발에 성공한 아이플라이텍은 이듬해부터 미국산 AI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게 됐다. 그런데 이런 제재가 오히려 첨단기술 국산화의 필요성을 촉진해 중국 기술기업들이 미국 기업에 기대지 않고 ‘자력갱생’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고 그는 말했다.

아이플라이텍은 중국 AI의 대표 주자로, 대형모델을 기반으로 한 음성인식과 자연어 처리를 전문으로 한다. 아이플라이텍의 대형모델은 언어 뿐만 아니라 논리적 추론, 수학, 코딩 등을 아우른다. 2008년 업계 최초로 일반인 발화 수준을 능가하는 기계 음성 합성 기술을 선보였고, 이후 음성 인식 정확도, 의사자격시험, 음성 번역, 독해, 추론 등 분야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AI 모델을 개발해 냈다.
2023년엔 화웨이와 협력한 컴퓨팅 플랫폼 ‘페이싱 1호(飞星一号)’를 구축했다. 이는 대형모델을 훈련할 수 있는 인프라로, 아이플라이텍은 이를 기반으로 한 대형모델 ‘쉰페이싱훠(讯飞星火·이하 싱훠)’를 개발했다. 회사는 싱훠의 성능이 미국 오픈AI의 ‘GPT-4 터보’에 비견된다고 주장했다.
아이플라이텍은 현재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에 진출해 있고 유럽 시장도 부지런히 두드리고 있다. 실시간 음성 번역기, AI 태블릿 등 하드웨어 제품과 음성 인식 엔진, 교육·의료용 AI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엔 로봇 회사를 공동 설립해 AI의 ‘실체화’도 가속하고 있다. 다음은 돤 수석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아이플라이텍의 AI 모델은 어떤 혁신성을 지니고 있나.
“2023년 5월 공개한 싱훠는 텍스트 생성, 언어 이해, 질의응답, 논리 추론, 수학, 코딩, 멀티모달 처리 등 7가지 핵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10월에는 ‘싱훠 4.0 터보’를 출시했는데, 이는 중국어 영역에서 ‘GPT-4 터보’를 능가했고, 수학과 코딩 능력에서는 ‘GPT-4o’를 초월했다.
올해 1월에 공개한 ‘싱훠 X1’은 중국의 기술력만으로 훈련된 심층 추론 모델이다. 또한 음성-음성 동시통역 기능을 가진 최초의 대형모델이기도 하다. 최대 5초 이내 응답으로 전문가 수준을 구현했다. 지난 4월 업그레이드 이후엔 교육, 의료, 사법 등 전문 분야에서의 활용도가 크게 늘었다.
7월 25일 업그레이드 버전은 ▲130여개 언어 지원 ▲실시간 응답 및 청취 능력 향상 ▲텍스트 적응형 스트리밍 합성(문맥과 특성에 맞춰 음성을 생성) 등을 선보였다. 다자간 회의와 1인 연설 등에서 기존보다 20% 향상된 통역 품질을 기록했으며, 응답 시간은 2초 이내로 단축돼 인간 상급 통역사 수준을 달성했다.”

―지난해 로봇 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설립 배경은.
“아이플라이텍이 지배 주주로 있는 ‘링둥퉁융지치런(聆动通用机器人·이하 링둥)’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체화지능(embodied intelligence) 기반의 혁신적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기존 제조업의 ‘지능화’ 전환을 촉진하고자 설립됐다.”
―AI와 로봇이 결합되면 어떤 시너지가 기대되나.
“최근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의 하드웨어는 충분히 성숙했지만, 이를 현실 산업에 실질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선 AI 모델과의 결합이 필요하다. 로봇이 ‘인지력’과 ‘감지력’을 갖춘 지능형 주체로 진화하게 되면, 인간을 대신해 단순 반복 작업이나 위험 환경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링둥은 곧 산업용 체화지능 솔루션을 출시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생산 비용 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이루려 한다.”
―한국 시장에도 진출해 있다. 어떤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AI 음성 번역기 등 스마트 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엔 한국 파트너인 한컴과 협력해 서울과 대구 등에 다국어 자동 전화 시스템을 제공한 바 있다. 이는 방역 상황에서 매우 효과적이었다.
한국과 중국은 오랜 교류의 역사를 가진 우호적 이웃이며, AI 분야에서도 상호보완적 협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최근 한국 정부는 AI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협력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한국 산업계는 교육, 의료, 자동차 등에서 독자적인 강점을 갖추고 있다. 우리는 한국 파트너들과 협력해 소비자용 스마트 기기, 교육, 자동차 등 분야에서 현지화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공급망은 이미 세계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제품을 어느 국가가 몇 % 만들었는지를 단정하긴 어렵다. 이런 배경에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AI 시대에선 더 넓은 시야와 더 폭넓은 협력이 필요하다.”
―아이플라이텍은 미국의 제재에 어떻게 대응했나.
“우리는 AI 생태계를 자립적으로 구축 중이다. 우리의 플랫폼에는 6월 기준 총 813개의 AI 기술이 개방되어 있으며, 개발자 수는 870만명을 넘어섰고, 애플리케이션 수는 342만개, 협력 생태계 파트너는 1000만명을 넘겼다.”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플라이텍은 ‘AI 핵심 원천 기술의 자주 혁신’을 전략적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 의료, 금융, 도시, 산업 등 다양한 영역에 AI를 적용해 왔으며, 앞으로도 민생과 산업의 고도화를 지원할 것이다. 우리는 ‘생산력을 해방하고, 상상력을 확장하며, AI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사명을 실현해나가고 있다.”
돤다웨이 수석 부사장은 중국 동북재경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미국 미주리주립대에서 MBA를 취득한 뒤 지린화공그룹, 지린전자그룹, 산이그룹, 산이중공 등 대기업에서 재무, 국제협력 등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2017년 아이플라이텍에 합류했다. 2008년 ‘올해의 CFO’, 2019년 ‘중국 최고 CFO 리더십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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