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화된 FTA, 돌이킬 수 없어…민관 '원팀'으로 돌파해야"

한미 통상협상이 타결됐지만 이로 인해 사실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무력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통상 전문가들은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기업이 흔들림 없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민관 원팀정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한국경제인협회)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진화하는 한미 경제동맹: 관세를 넘어 기술 및 산업협력으로' 좌담회에서 "한미 FTA가 무력화된 것은 안타깝지만 돌이킬 수 없는 수순"이라며 "지금은 '포스트 세계무역기구(WTO)', '포스트 FTA' 시대"라고 했다. 이날 좌담회는 한국경제인협회가 개최했다.
이 원장은 "새로운 차원의 민관협력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며 "새로운 룰 셋팅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정부와 기업이 향후 10~20년을 내다보면서 계획을 짜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WTO와 FTA 체제를 넘어선 새로운 시각을 갖고 준비를 본격화해야 하고 기업은 투자나 사업 다변화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각국이 새로운 기술 분야에 대한 지원 정책을 광범위하게 실시하고 있다"며 "우리도 핵심 기술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달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전략 산업 대미 투자 패키지 등을 중심으로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제시하며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다.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관세도 25%에서 15%로 조정했다. 향후 품목관세 부과를 예고한 반도체·의약품 등에 대해서는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다.
하지만 협상 타결에도 '포스트 WTO·FTA 시대'로 접어든 만큼 불확실성 속에서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정부는 큰 틀에서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기업은 자체적으로 산업 생산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참석자들은 미국의 고관세 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보조금 지급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이 향후 10년간 관세로 거둬들일 게 2조 달러(약 2776조원)로 예측된다"며 "미국처럼 재정적자가 심한 나라에서 앞으로 어떤 대통령도 관세를 없애고 대체 세원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 같은 고관세 기조는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올해 1~7월 일부 소비세를 포함한 미국의 관세 수입은 1520억달러(약 211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80억달러·약 108조원)에서 두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관세 정책이 지금처럼 유지될 경우 향후 10년간 추가 세수는 2조달러(약 2776조원)로 예측된다.
유 전 본부장은 "고관세를 버티기 위해 기업은 자체적인 노력을 하겠지만 (혼자 힘으로는) 실제로 어렵다"며 "비상한 시기이고 각국이 경쟁적으로 지원정책, 보조금 정책 실시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업에 대한 비상한 지원을 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도 "각국이 자국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마어마한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정책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변화된 상황에 맞춰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앞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오를 만한 의제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 고문은 "방위비, 주한미군 역할 등 안보와 관련된 부분이 조만간 양국 정상회담 의제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며 "여기에 더해 무역협상에서 모호했던 부분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했다.
김호빈 기자 hob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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