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발달 기회를 왜"…'4세 고시' 막는 법안, 반발하는 부모들

김미루 기자 2025. 8. 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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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유치원 입학시험, 이른바 '4세 고시' 시험과 이를 위한 교습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발의된 학원법 개정안에 일부 학부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거세다.

전 선임연구원은 "학원법에서는 학원뿐 아니라 개인과외, 교습소도 적용 대상"이라며 "반론도 많지만 이번 개정안은 정부가 영유아 사교육을 살펴볼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시작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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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 모습. /사진=뉴스1.


영어유치원 입학시험, 이른바 '4세 고시' 시험과 이를 위한 교습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발의된 학원법 개정안에 일부 학부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거세다. 교육 전문가들은 4세 고시가 영유아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보고 법 개정을 촉구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 학습권 침해라고 맞선다.

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달 23일 발의한 학원법 개정안에 등록된 의견은 1만460건이다. 의견 대부분은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개정안에 반대한다.

지난달 24일 게시판에 의견을 올린 경모씨는 "영유(영어유치원) 금지법은 부모의 교육 선택권과 아이의 발달 기회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법안"이라며 "법안이 시행되면 부모들은 더 은밀하고 불투명한 형태의 사교육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일명 '영유아 영어유치원 금지법'으로 불리는 이번 개정안은 △36개월 미만 영유아에 대한 교과과정 연계 교습 전면 금지 △36개월 이상 영유아 하루 교습 시간 40분 이내로 제한 △위반 시 학원 등록 말소 또는 교습 정지 등 행정처분 규정을 담고 있다.

교사 90% "4세 고시 영유아 권리 침해… 발달 수준 안 맞아"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달 23일 발의한 학원법 개정안에 등록된 의견은 1만460건이다. 의견 대부분은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개정안에 반대한다. /사진=국회 의안정보시스템 갈무리.

반대 여론은 온라인 청원으로도 이어졌다. 영어유치원 정보를 공유하는 회원 수 약 12만명의 한 네이버 카페에는 '영어유치원 금지법안 철회' 국민 동의 청원에 참여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31일 게시된 이 청원에 이날 낮 12시 기준 39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부모가 자신의 교육관과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사교육"이라며 "아이의 잠재력과 재능을 조기에 발견하고 계발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법으로 억누르는 것"이라고 했다.

교육계는 4세 고시가 영유아 발달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 지난 6~7월 전국 영유아기관 원장과 교사 17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1.7%는 "영유아 영어학원 레벨테스트는 인권 침해"라는 데 동의했다. 사걱세 정책대안연구소 전은옥 선임연구원은 "영어유치원 레벨테스트는 모국어를 습득하는 단계의 영유아에게 영어 읽기나 쓰기, 의사소통 시험을 보는 것"이라며 "인지 발달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영유아 인지·정서 발달을 왜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도 지난 5~7월 영어유치원 248곳을 특별 점검한 결과 사전 레벨테스트를 실시한 학원 11곳을 적발했지만 법적 제재는 이뤄지지 못했다. 현행 학원법이나 공교육정상화법에서 이를 금지하거나 처벌할 조항이 없어서 선발 방식을 추첨이나 상담으로 바꾸라는 수준의 구두 행정지도에 그쳤다.

개정안이 통과돼도 사교육 수요가 줄지 않는 이상 제도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유아 교습이 공식적인 학원을 벗어나 비공식, 불법 교습으로 음지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학부모 커뮤니티에서 영어유치원 레벨테스트에 대비하거나 영어유치원 숙제를 봐주는 과외 선생님을 시간당 5만~10만원에 구한다는 글이 여럿 올라와 있다.

전 선임연구원은 "학원법에서는 학원뿐 아니라 개인과외, 교습소도 적용 대상"이라며 "반론도 많지만 이번 개정안은 정부가 영유아 사교육을 살펴볼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시작점"이라고 밝혔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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