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고양시, 시장-의회 '강대강 대치'…시정 마비에 108만 시민만 피해

곽경호 기자 2025. 8. 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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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표 사업' 낙인 찍힌 숙원 사업들…스마트시티·북카페 등 줄줄이 빨간불
'여소야대' 정치 지형 속 소통 부재…시급한 민생 현안마다 정쟁으로 비화
커지는 행정 공백과 시민 피해…"소모적 대립 멈추고 협치에 나서라" 촉구
고양시의회 전경. [사진=곽경호 기자]

[고양 = 경인방송] 경기 고양특례시가 이동환 시장과 시의회의 끝없는 대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민선 8기 내내 이어진 양 측의 힘겨루기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108만 시민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거셉니다.

■ "시민을 위한 결정인가, 정치적 발목잡기인가."

이동환 고양시장은 지난 3월 말 기자회견을 열어 시의회의 반복적인 예산 삭감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시가 제출한 2025년 1차 추경예산안 848억 원 중 161억 원이 삭감되면서 공립수목원 조성, 일산호수공원 북카페 건립, 거점형 스마트시티 사업 등 47개 주요 사업에 급제동이 걸려 섭니다.

특히 국토교통부 공모에 선정돼 국비까지 확보한 스마트시티 사업은 시의회가 시 부담금을 연이어 삭감한 탓에 사업 자체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24시간 민원 서비스, 자율주행 버스 등 시민 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사업이 '시장 관심 예산'이라는 이유로 표류하고 있는 겁니다.

시민들의 숙원 사업이었던 일산호수공원 내 북카페 조성 사업은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해 기약 없이 미뤄졌습니다.

주민들은 "쉴 공간 하나 만드는 게 그렇게 어렵냐"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이동환 시장 취임 이후 시와 시의회는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신청사 이전 논란입니다.

이 시장이 전임 시장의 원당 신청사 건립 계획을 백지화하고 백석동 업무빌딩으로 이전을 추진하자, 시의회는 "의회와 소통 없는 일방적 행정"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2년 가까이 이어진 갈등 끝에 어제(4일) 고양시가 일부 부서의 백석동 이전을 재추진하고 나섰지만, 원활한 진행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낭비된 행정력과 사회적 갈등 비용은 시민들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시정연구원 설립 조례안, 행정기구 개편안 등 시의 미래 비전과 행정 효율성을 위한 안건들도 번번이 의회 문턱에 가로막혔습니다.

시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주장하지만, 의회는 "절차와 준비가 미흡하다"며 연일 '부결' 도장을 찍고 있습니다.
고양시의회와 고양시청. [사진=곽경호 기자]

양측의 갈등은 근본적으로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에서 비롯됩니다.

국민의힘 소속 이동환 시장과 더불어민주당이 다수(17석)를 차지하고 있는 시의회(국힘 15석)의 구도 속에서 시정 주도권을 잡기 위한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소통 부재가 갈등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시 집행부는 "의회가 사전에 충분한 설명과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의회는 "시장이 의회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시정을 운영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서로를 향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정책의 타당성이나 시민 편익보다는 '누가 추진하는 사업인가'가 예산과 조례안 통과의 기준이 돼버린 셈입니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양측의 소통 부재를 갈등의 주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최창의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 대표는 오늘(5일) 경인방송과의 통화에서 "시와 의회의 갈등은 국힘 소속 시장과 민주당 소속 시의원 간의 단순한 힘겨루기 차원이 아니다"며 "시장 임기 초반부터 이어진 협치 부재가 임기 4년 차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시민들을 위해서도 시장이 의회를 시정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습니다. 

이동환 시장과 시의회가 소모적인 대립을 이어가는 사이, 시정은 공전하고 그 피해는 오롯이 시민들이 감당하고 있습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시민을 위한 최선의 길을 찾는 것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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