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주서 시속 109㎞ ‘번개질주’…암행순찰차에 딱 걸렸다

원소정 기자 2025. 8. 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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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은 일반 승용차, 후면엔 ‘교통 단속 중’…렌터카 등 6대 적발
[현장] 제주서 시속 109㎞ '번개질주'…암행순찰차에 딱 걸렸다
5일 오전 10시께 제주시 번영로 일대에서 경찰이 암행순찰차를 이용한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벌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5일 오전 10시께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주요 간선도로 번영로. 편도 2차선 도로를 질주하던 승용차 한 대가 경찰의 암행순찰차를 쏜살같이 추월했다.

2차선에서 1차선으로 바짝 붙으며 차선을 넘나드는 곡예 운전을 벌이던 차량은 앞 차량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자 다시 2차선으로 이동해 빠르게 질주했다.

이를 곧바로 감지한 경찰이 추격에 나섰다. 순찰차 내부 모니터에는 속도와 함께 차량 번호판이 실시간으로 찍혔다. 해당 차량의 주행 속도는 시속 87.5㎞. 제한속도인 70㎞/h를 17.5㎞나 초과한 수치다.

불과 8분 뒤, 1차선을 달리던 준대형 SUV 차량이 대형 화물트럭을 아슬하게 피해가며 순식간에 순찰차를 추월했다. 경찰이 속도를 높여 뒤쫓은 결과, 해당 차량의 속도는 시속 109㎞에 달했다.
5일 오전 10시께 제주시 번영로 일대에서 경찰이 암행순찰차를 이용한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벌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제주경찰청은 이날 오전 9시50분부터 10시20분까지 번영로 일대에서 암행순찰차를 활용한 교통법규 단속을 진행했다. 불과 30분 만에 렌터카 2대를 포함해 총 6건의 속도 위반이 적발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단속이 이뤄진 번영로 일대는 도내에서도 과속 차량이 가장 자주 목격되는 구간 중 하나다. 특히 렌터카와 대형차량의 과속 사례가 빈번해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암행순찰 단속은 탑재형 속도측정 장비를 이용해 이뤄진다. 해당 장비는 이동 중인 순찰차와 주변 차량 간 속도 차이를 계산해 과속 여부를 판단한다. 속도 위반 차량이 포착되면 차량 번호판과 속도가 자동으로 기록되고, 이 정보는 제주경찰청으로 전송돼 과태료 부과 절차로 이어진다.

암행순찰차는 검은색 승용차로, 외형만 보면 일반 차량과 구분이 어렵다. 정면에서는 일반 차량처럼 보이지만, 차량 후면에는 '교통 단속 중', '경찰'이라는 문구가 LED 전광판으로 표시돼 단속 사실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암행순찰차 조수석에 설치된 모니터에 과속 단속 차량과 차량 번호판, 주행 속도가 표시돼 있다. ⓒ제주의소리

경찰은 억울한 단속을 막기 위해 무인단속 장비처럼 속도 측정 시 일정 수준의 오차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암행순찰차는 지난 5월부터 시범 운영을 거쳐, 8월부터 본격적인 정상 운영에 들어갔다. 이번 장비 도입은 제주경찰이 암행순찰차의 실효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데 따른 조치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의소리] 보도 등을 통해 관련 문제가 제기됐고, 이후 국정감사에서도 단속 실효성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따라 제주경찰은 자치경찰위원회를 통해 예산을 확보해 관련 장비를 도입하고 운영체계를 구축했다.
제주경찰청은 5일 오전 제주시 번영로 일대에서 암행순찰차를 활용한 교통법규 단속을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제주경찰청은 암행순찰차를 우선 도내 제한속도 70㎞/h 이상 도로에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번영로를 비롯해 애조로, 서귀포시 중산간도로 등 교통량이 많고 사고 위험이 높은 구간이 주요 단속 대상이다.

단속 이후 현재까지는 하루 평균 적게는 5건, 많게는 10건 이상의 과속 차량이 꾸준히 적발되고 있다.

김성현 제주청 교통순찰팀장은 "고정식 단속 장비를 피해 과속하는 운전자들의 습관을 바로잡기 위해 암행순찰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요 도로에 집중 투입해 교통법규 준수 분위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