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풍경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청주 청년들이 제주 더덕밭에 멈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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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한 더덕밭.
늘 배경으로 거닐던 밭 위로 청년들의 땀이 떨어졌고 관광지 너머의 제주, 그 안으로 들어선 발걸음 위엔 더 이상 과거의 풍경은 없었습니다.
서원대학교 학생회가 자발적으로 제안한 '제주 농촌 일손돕기'에 나선 청년들입니다.
올레길을 걷던 발걸음은 그렇게 더덕밭을 향했고, 김을 매는 손끝에서 제주의 또 다른 얼굴이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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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한 더덕밭.
그날, 농민이 아닌 청년들이 땅을 매고 있었습니다.
뜨거운 햇볕 아래, 서툴지만 멈추지 않는 손끝.
그 위엔 단지 노동이 아닌, 묵직한 연대의 진심이 맺혔습니다.
늘 배경으로 거닐던 밭 위로 청년들의 땀이 떨어졌고 관광지 너머의 제주, 그 안으로 들어선 발걸음 위엔 더 이상 과거의 풍경은 없었습니다.
■ 폭염 속 김을 매다.. 서원대의 ‘멈춤’
4일, 성산읍.
어깨 위로 작렬하는 햇살 아래, 쉼 없이 잡초를 캐는 손들이 있었습니다.
관광객도, 농부도 아닌 청주에서 날아온 대학생 62명.
서원대학교 학생회가 자발적으로 제안한 ‘제주 농촌 일손돕기’에 나선 청년들입니다.
서원대는 2007년부터 제주 올레길을 따라 국토대장정을 이어왔습니다.
올해도 1일부터 7일까지 ‘올레말래, 꿈을 향해 걷는 올레길’을 주제로 제주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정은 달랐습니다. 지나치던 풍경 앞에 멈췄습니다.
이영수 학생회장의 제안으로, 처음 농촌 현장에 발을 디뎠습니다.
올레길을 걷던 발걸음은 그렇게 더덕밭을 향했고, 김을 매는 손끝에서 제주의 또 다른 얼굴이 드러났습니다.
■ ‘돕는다’에서 ‘함께한다’로.. 맨얼굴로, 농촌의 민낯을 만나다
서툰 동작, 흠뻑 젖은 땀.
그 안에서도 손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한 참가자는 “우리가 그동안 걸었던 올레길도 결국 이 땅 위에 놓여 있었어요. 그걸 이제야 알았어요”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 밭은 전에 알던 노동의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계절마다 일손난에 시달리는 농가의 현실, ‘관광’이라는 이름으로는 도달할 수 없던 제주의 민낯이 있었습니다.
이번 봉사에는 제주농협과 도농상생국민운동본부도 동행해 농작업 키트와 중식, 차량 지원까지 함께 이뤄졌습니다.

■ ‘관광’의 반대말은 ‘무관심’.. 제주를 만나는 방식의 전환
서원대 봉사단은 국토대장정, 해안 플로깅, 농촌 봉사를 함께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즐기는 제주’에서 ‘연결되는 제주’로 움직여보자는 실험입니다.
고우일 제주농협 본부장은 “농촌의 고령화와 인력난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며.“이런 청년들과의 연대는 단발성으로 끝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금 이 만남이 일회성이 아닌, 새로운 연결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 만남, ‘봉사’가 아니라 ‘공존’이라는 이름으로 남는다
이들이 김을 맨 더덕밭은 흔한 밭이 아니었습니다.
지나치지 않고 멈춘 청년의 손길이, 제주의 맨얼굴에 닿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시작된 건 하루의 농작업이 아니라, 시선을 바꾸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들은 제주를 ‘겪었고’, 제주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만남은, ‘공존’이라는 이름으로 이 여름의 기억 속에 또렷이 새겨졌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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