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사적지 ‘옛 광주교도소’, 아파트 개발 대신 원형보존 길 열리나

아파트 단지 개발에 따른 훼손 우려로 10년째 빈 공간으로 남아있는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 ‘옛 광주교도소’를 보존할 수 있는 실마리가 생겼다.
5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8일 기획재정부에 옛 광주교도소 8만7824㎡ 부지를 ‘국유재산 선도사업’ 대상지에서 제외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광주교도소는 1971년 광주 북구 문흥동에 자리 잡은 뒤 2015년 북구 삼각동 현재 부지로 이전했다.
문흥동 광주교도소 부지는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다. 이곳은 1980년 5·18 당시 3공수여단과 20사단 등 신군부 계엄군이 주둔했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지난해 6월 발표한 종합보고서를 통해 광주교도소를 계엄군의 민간인 체포·연행과 구타, 가혹행위, 총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부상이 발생한 곳으로 지목했다.
광주시는 광주교도소 이전 사업이 본격화된 2010년부터 옛 부지에 5·18 역사 고증과 교육, 연구, 전시, 체험 기능을 갖춘 ‘민주·인권기념파크’ 조성 사업 추진을 정부에 건의해왔다. 기재부 소유인 옛 광주교도소 부지를 광주시로 무상 양여해달라는 요청도 함께 했다. 5·18의 상흔이 남아 있는 사적지를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기재부가 2019년 12월 옛 광주교도소를 ‘유휴 국유지 토지개발 선도사업지’로 선정하자 광주시와 5·18 단체의 반발이 뒤따랐다. 기재부의 토지개발 사업 계획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위탁 사업자로 지정해 교도소 일부 부지를 개발하고 복합문화체험공간을 조성하는 방안이 담겼다.
5·18을 대표하는 사적지에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원형과 역사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져 지자체와 관련 단체들이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이다.
광주시는 광주교도소를 국유재산 선도사업지에서 제외하고 행정안전부 주도 국가 사업으로 전환해 아파트 개발 없는 5·18 역사 체험·전시 공간 조성 사업을 추진해달라는 건의를 이어왔지만, 기재부의 벽을 넘지 못했다.
광주시의 이번 기재부 공문 발송은 시의 거듭된 건의에 따라 기재부가 옛 광주교도소 부지를 선도 사업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5·18 중요 사적지인 광주교도소 훼손은 절대 있어선 안 되는 일인 만큼 원형 보존을 토대로 한 활용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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