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시작한 작은 카페, 직접 로스팅으로 성장한 범표원두의 도전
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아내와 함께 시작한 카페에서 커피와 첫 인연을 맺은 '범표원두팩토리' 윤호범 대표. 한국을 상징하는 호랑이처럼, 원두의 특별한 맛을 구현하고 지켜내며 본인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원두와 드립백, 캡슐 등 다양한 형태의 커피 제품으로 대중과 호흡하는 윤 대표에게 브랜드 철학과 커피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커피를 시작한지 21년 차가 된 범표원두팩토리의 윤호범입니다. 처음 커피를 접한건 결혼 후 아내가 카페를 시작할 때였어요. 카페가 잘 되며 일손이 부족해졌고, 마침 저도 직장 생활에 번아웃을 느끼던 시기였죠. 자연스레 카페 일에 참여했고, 로스팅을 배우며 업계에 뛰어들었습니다."
‘범표원두’라는 브랜드를 시장에 선보인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두를 납품 받아 쓰다 보니 가격은 자꾸 오르고 원하는 맛이나 스타일을 찾긴 어려웠어요. 이럴바엔 제가 직접 해보겠단 마음으로 로스팅을 시작했습니다. 학원도 다니고, 전문가도 찾아다니며 로스팅을 배웠어요. 퇴직금으로 대형 로스터기를 구입하며 본격적으로 로스팅을 시작하다 보니 원두를 납품해달라는 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범표원두'가 시작됐습니다. 브랜드명이 제 이름을 따 만든 거냐고 묻는 분들도 계시는데, 제 본명은 '윤기선'이에요. 브랜드명에 제 이름을 맞췄죠. 저는 한국적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고,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동물인 호랑이를 떠올렸어요. 그래서 '범표'라는 이름을 짓고, 제 자화상을 활용한 로고도 함께 만들게 됐습니다."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이 주저되진 않으셨나요?
"오히려 설렘이 컸던 것 같아요. 단순히 커피만 만들었다면 고민이 됐을 법도 하지만, 로스팅을 직접 하며 새로운 걸 배우고 공부하는 일이 재밌었죠. 다행히 매출도 안정권에 접어들었고요. 대학가에서 카페를 시작했는데, 주변에 로스팅을 직접 하는 카페가 없어 차별화를 할 수 있었어요. 특히 대중적인 제 입맛에 맞춰 로스팅을 하다보니, 스페셜티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고객들도 편하게 만족할 수 있는 커피를 만드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현재 판매 중인 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원두뿐 아니라 드립백, 캡슐커피, 스틱 커피, 캔 실링 커피 등 원두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요. 최근에 출시한 제품은 '호랑이가루'라는 커피인데, 브루잉 방식으로 제조해 스페셜티 커피가 가진 맛과 향을 그대로 구현하고 있어요. 이름처럼 가루 형태라 간편하게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캔 실링(can-sealing) 커피 역시 흔히 찾아보긴 어려운 형태의 제품이에요.
"매장을 운영하며 커피를 배달한 적이 있어요. 처음엔 일회용 컵에 담아 배달 했는데, 이동 중에 쉽게 쏟아지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제 캔맥주에서 착안해 캔에 커피를 담아 배달하기 시작했어요. 새로운 느낌이라 고객 반응도 좋았고, 배달하는 우리도 훨씬 수월했습니다. 캔 실링 커피를 찾는 분들이 많아졌고, 그게 새로운 성장의 계기 중 하나가 됐습니다. 요식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늘 관심을 가지고 빠르게 움직이려는 자세가 지금의 범표원두를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싶네요."

사업하다 보면 어려운 점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원재료와 품질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커요. 최근 생두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 품질은 예전만 못한 경우가 많아요. 질 좋은 커피를 만들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늘 고민 중입니다. 다른 하나는 영업과 확장에 대한 고민이에요. 인건비 문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체력적인 부담이 커져 프랜차이즈화를 준비하고 있어요. 이 두 가지가 요즘 가장 고민이죠."
카페 창업을 시작하는 청년들에게 선배로서 조언 부탁 드립니다.
"먼저 ‘커피만 보지 말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같은 업계 사람들끼리 머리를 맞대면 결국 비슷한 고민만 반복하게 돼요. 저는 요식업은 물론 패션이나 뷰티업계 등 다른 업계의 전문가들과 이야기하며 의외의 해결책을 찾은 경우가 많았어요. 반대로 제가 조언을 드린 적도 있고요.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과 만나 정보를 교류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고, 의외로 쉽게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박지민 창업 컨설턴트 dgtcm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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