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광주~제주' 노선 1.3배 비싸게 팔았다
국내선 23개 노선 중 유일 초과 운임
수익성 낮은 지방 대상 손실보전 지적
지역민 “독과점 요금 부담 가중” 반발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을 첫 해부터 위반함에 따라 121억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담하게 된 가운데, 국내선에서는 유일하게 광주~제주 노선에서 정상가보다 최대 1.3배 비싼 운임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나 지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약 6억8000만원의 운임을 더 받은 점을 문제삼았다. 공정위는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며 아시아나항공이 '좌석 평균운임 인상 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조건을 부과했다. 운임은 2019년 평균운임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한도 내로 설정됐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결과 아시아나는 인천~바르셀로나,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로마, 광주~제주 등 4개 노선에서 최저 1.3%에서 최대 28.2%까지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운임 요금을 초과한 노선 중 국내선은 광주~제주가 유일하다.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8월 기준 올해 1~6월 상반기 국내선 운행 노선은 23개로, 광주~제주 노선을 운행하는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대한항공, 티웨이항공 등 5곳이다.
같은 기간 해당 노선 총 운항편수는 5725편으로, 탑승객 수도 85만1478명에 달한다. 이중 티웨이항공이 1419편으로 운항편수가 가장 많으며, 이어 대한항공 1397편, 아시아나항공 1243편, 진에어 959편, 제주항공 797편 등이다.
현재 운항편수는 티웨이가 가장 많으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결합할 경우 양 항공사의 운항편수는 46.1%로 절반에 육박해 사실상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가 운임 인상 시도를 억제하기 어렵게 만든다며 강력한 제재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광주~제주 노선은 지역민·관광객·의료·출장 수요가 몰리는 필수 생활 노선으로, 해상 교통을 제외하면 사실상 항공 외 대체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광주~제주 노선이 초과 운임 대상이 된 데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인한 가격 통제력 상실과 더불어 국내선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지방 노선의 운임을 올려 손실을 메꾸려는 시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일부 지역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출장으로 인해 광주~제주 노선을 자주 이용한다는 김혜윤(30)씨는 "사실상 광주~제주 노선은 지역 필수교통망이나 다름 없어 '준공공재'적인 성격이 강하지 않나. 기억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나, 독과점 상태에서 운임을 올려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은 시스템 오류로 인한 실수였으며, 고의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운임 초과를 수정하기 위해 비즈니스 항공권을 대폭 할인해 판매하는 등 여러 방안을 시도했으나 일부 노선에서 한도 초과를 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잘못을 인정하고 31억5000만원을 소비자에게 돌려주기로 했으며, 초과 운임을 지불한 고객에게는 전자 바우처와 할인 판매 등 환급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