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발 '선거구 조정' 갈등 격화…민주, 보복 나서나(종합)

텍사스 공화당, 표결 불참 민주당에 체포령
공화, 5석 추가 확보 위해 선거구 조정 추진
민주당 "눈에는 눈, 이에는 이…저지에 총력"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미국 텍사스주 선거구 조정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민주당 간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텍사스 공화당은 표결에 불참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체포령을 내리는 등 공세 강화에 나섰다. 민주당은 다른 주에서 선거구 재조정에 나설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4일(현지 시간) AP, CNN 등에 따르면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텍사스를 이탈한 민주당 주 하원의원 수십 명에게 복귀 명령을 내렸다.

돌아오지 않으면 의석을 상실할 수 있다며, 매일 500달러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벌금 납부를 위해 기부금을 받으면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고 엄포도 놨다.

더스틴 버로우스 텍사스주 하원의장도 체포 영장에 서명했다. 애벗 주지사는 민주당 의원들 색출 및 체포를 도우라고 주 방위군에 명령했다.

다만 주 정부의 사법적 권한은 텍사스주 내에서만 효력이 있어, 다른 주에 있는 의원들에게 집행되진 않는다.

공화당 우위의 텍사스주 하원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선거구 조정안을 표결에 부치려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막기 위해 전날 민주당 우위 지역인 뉴욕과 캘리포니아, 일리노이로 달아났다.

표결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공화당 5석을 추가하려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텍사스주 민주당 의원들의 지역구는 통합하고, 공화당 지역구는 분할해 숫자를 늘리는 방식이다.

제임스 탈라리코 텍사스주 하원의원(민주당)은 "주민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경찰이 나를 체포한다면 평화롭게 따르겠다"고 대응했다. 같은 당 존 부시 주 하원의원도 "도망가는 게 아니라 싸움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시카 곤살레스 주 하원의원도 "텍사스 공화당이 의결 정족수를 달성하지 못하도록 막아 이 조작된 선거구 조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텍사스주에서 시작된 이번 갈등은 다른 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 우위 다른 주들도 텍사스 사례를 따르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민주당도 다른 주에서 중간 선거구 재조정에 나서는 등 보복 조치를 검토 중이다.

켄 마틴 민주당 전국위원장은 CNN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위헌적 권력 장악에 맞서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것이다"라며, 민주당 주지사들에게 자체적인 선거구 재편 노력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텍사스주 하원은 5일 오후 다시 회의를 열 예정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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