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후 눈이 간질간질? 휴가철 결막염 주의보

'7말8초' 휴가 시즌을 맞아 무더위를 잠시나마 식히고자 수영장, 계곡, 바다 등 물가를 찾아 떠나는 피서객들이 늘고 있다.
지금처럼 물놀이와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에는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성 결막염이 급증하는데, 이를 단순한 눈의 피로로 여기고 방치할 경우 만성화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결막염은 눈꺼풀의 안쪽과 안구의 바깥쪽을 덮고 있는 투명한 점막인 결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성, 세균성, 알레르기성으로 구분된다.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여름철에 특히 많이 발생하는데, 아데노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에 의해 감염되며 수영장이나 워터파크 등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접촉을 통해 쉽게 전파된다. 전염력이 높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도 쉽게 옮을 수 있다.
5일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바이러스성 결막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3만4천729명으로, 월 평균 1만1천여 명이 발생했다. 그 중에서 여름 휴가철이 속한 7월과 8월은 각각 1만3천580명, 1만5천872명이 발생했으며, 이는 월 평균보다 20~40% 많은 수다.
바이러스성 결막염에는 대표적으로는 유행성각결막염, 인두결막염이 있는데, 원인은 아데노바이러스다. 감염 초기에는 충혈, 이물감, 눈부심, 통증, 눈물분비, 눈꺼풀부종, 시력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며, 귀밑이나 턱밑에 임파선 종창이 동반될 수도 있다.
어른의 경우는 눈에만 증상을 보이지만 어린이의 경우 열, 인후통, 설사 등의 증상까지 나타나기도 한다. 양쪽 혹은 한쪽에 염증이 생기며 양쪽 눈에 생긴 경우 먼저 생긴 쪽의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도 여름철에 흔히 발생한다. 자외선 노출이나 미세먼지, 꽃가루, 동물의 털 등이 원인이 되며, 냉방기 사용으로 인해 실내 공기가 건조하거나 자극적인 경우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눈의 충혈, 이물감, 가려움, 눈곱 증가 등이 있다.
여름철 결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 속 위생관리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콘텍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은 착용 전후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특히, 물놀이 후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거나 눈을 비비는 습관이 염증을 악화시키거나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햇빛이 강한 날에는 선글라스나 안경을 착용해 눈에 대한 자외선 노출을 줄이고, 자주 사용하는 수건이나 베개, 침구류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동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결막염은 대부분 가볍게 지나가는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방치할 경우 각막까지 염증이 번지거나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김 교수는 "눈 건강은 소홀하기 쉬운 만큼 작은 불편도 가볍게 넘기지 않고 살피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간단한 생활 습관만으로도 결막염을 예방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창희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