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몰리는 AI주… 상호관세 발효 땐 차익매물 쏟아질 수도[박석현의 미장 돋보기]

2025. 8. 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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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현의 미장 돋보기
엔비디아·브로드컴 등 7개 종목
올 S&P500 시총증가 92% 기여
과도한 의존 시장안정성은 취약
美실효관세율 15% 넘어설 전망
제품 가격 인상에 물가부담 우려
7월 실업률 4.2%로 ‘고용 쇼크’
금리인하 전망속 증시 향배 촉각

2023년과 2024년 2년간 미국 주식시장 강세장은 ‘매그니피센트 7’으로 명명된 7개 종목(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 메타플랫폼스, 테슬라)이 주도했다. 7개 종목 시가총액 증가분이 S&P500지수 전체 시가총액 증가에 기여한 비중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62.1%와 55.0%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들 7개 종목의 상승 주도력은 크게 약화됐다. 지난 1일까지 S&P500지수 시가총액 증가 기여도는 33.8%에 그치고 있다. 관세 부담과 함께 인공지능(AI) 산업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애플 주가가 올해 들어 -19.2%의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테슬라 주가도 같은 기간 -25.1%로 뒷걸음질을 쳤다. AI 서비스의 본격적인 영역 확장으로 핵심 사업영역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 알파벳(검색 시장)과 아마존(클라우드 시장) 주가도 올해 들어 각각 -0.3%와 -2.1%를 기록하며 하락 반전됐다.

올해 미국 주식시장 상승 주도력은 AI 산업과 보다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종목군으로 재편되고 있다. ‘매그니피센트 7’을 구성했던 기존 7개 종목 중 AI 산업 주도권 경쟁을 주도하고 있거나, 이에 따른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스의 경우 1일 기준 올해 주가 상승률이 각각 +29.4%, +24.3%, +28.1%를 기록하며 견고한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AI 산업 성장과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는 브로드컴, 오라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AMD(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 주가가 올해 들어 각각 +24.5%, +46.7%, +104.0%, +42.1%를 기록하며 ‘매그니피센트 7’ 중 주가 부진을 겪고 있는 4개 종목을 대체하고 있다. 이들 새로운 7개 종목의 시가총액 증가분이 올해 S&P500지수 전체 시가총액 증가에 대한 기여도는 1일 기준 92.5%를 기록하고 있다.

AI 산업 핵심 관련주에만 투자자 관심이 몰리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영향력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도한 의존으로 시장 안정성이 취약해졌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달 들어 상호관세가 공식 발효되며 한층 높아진 관세율에 따른 경제 및 금융시장 파급 효과가 본격화될 경우 일부 AI 주도주만으로 시장을 떠받치기가 충분치 않을 수 있고, 시장 변동성 위험이 커질 경우 AI 주도주에 대한 차익매물 출회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관세율 인상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존재한다. 올해 상반기 미국 관세 수입은 872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789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상호관세 발효와 함께 올해 관세 수입은 300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며, 내년에는 5000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기준 미국 재정적자의 27%에 해당할 만큼 막대한 규모이며,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취약했던 재정 여건에 큰 도움이 된다. 장기적으로는 관세 부담 회피를 위한 대미 투자 확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급격한 정책 변경은 득실이 함께 따르게 된다.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이나 이를 수입하는 미국 업체가 큰 폭으로 높아진 관세율을 소화하지 못할 경우 결국에는 가격 전이가 불가피하고 이는 기업 비용 통제 및 고용 조정, 높아진 제품가격에 따른 미국 소비 둔화, 그리고 물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이 부정적 효과를 대표하는 요인들이다.

미국의 실효 관세율(관세수입/상품수입액)은 올해 1분기 월평균 2.3%에 그쳤지만 4월 5.6%, 5월 8.0%를 거쳐 6월에는 10.0%까지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부터 상호관세가 본격화되며 관세율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 미국과 관세율 협상을 완료한 국가는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한국, 베트남 등이며, 이들 국가의 미국 상품수입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약 35%이다. 멕시코(15.5%), 중국(14.0%), 캐나다(12.8%) 등 미국 상품수입시장 점유율이 높은 국가들과의 관세율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고, 더 높은 관세율이 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미국 실효관세율의 가파른 증가 속도가 정점을 지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의미하며,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력 확대도 한층 더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말해준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7월 고용지표 결과는 시장 우려를 높였다.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 증가가 7만3000명에 그쳤고, 실업률은 4.2%로 높아졌다. 특히, 5월과 6월 취업자 수 증가가 각각 1만9000명과 1만4000명으로 기존의 각각 14만4000명, 14만7000명에서 큰 폭으로 하향수정되며 충격을 안겼다. 이런 변화가 일시적인지 아니면 관세율 인상 영향으로 기업들이 고용을 조정하기 시작한 것인지 앞으로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고용시장 부진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는 기준금리(4.25∼4.50%)를 내릴 수 있는 유인이 된다. 7월 고용지표 발표 직후 미국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되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만, Fed 입장에서는 고용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하반기 가파르게 높아질 수 있는 관세율 상승효과가 물가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 것인가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의무를 안고 있다. 9월 FOMC 이전에 두 차례 소비자물가지표와 한 차례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들 지표 결과는 빅테크를 중심으로 하반기 미국 주식시장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리은행 WM그룹 주식전략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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