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가 사람 7배 몫…배추 정식 기계화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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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번기엔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한번에 7명분 일을 해주는 기계라니 기대가 됩니다."
7월30일 오후 전북 무주의 한 배추밭에서 작업자가 기계에 시동을 걸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집중됐다.
농진청이 개최한 '배추 아주심기(정식) 기계화 기술 현장 연·전시회'에선 자동 배추 정식기가 단연 화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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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묘판에서 모종 뽑아 심기까지
모두 자동화…결주율 3% 미만
두 기계 동시 활용시 작업효율 ↑
“밭 기계화 목표치 따라잡을 것”

“농번기엔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한번에 7명분 일을 해주는 기계라니 기대가 됩니다.”
7월30일 오후 전북 무주의 한 배추밭에서 작업자가 기계에 시동을 걸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 기계는 등 부분에 배추 모종을 잔뜩 실은 채 앞으로 나아갈 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작업자가 레버를 당기자 정식기에서 바늘이 나와 트레이에 담긴 모종을 하나씩 빼 옮겼다. 기계엔 새 부리처럼 생긴 구동부가 달렸는데 이것이 땅을 파면 모종이 관을 타고 자동으로 내려왔다. 몇분 만에 배추 모종이 한줄로 가지런하게 심겼다. 이 똘똘한 녀석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자동 배추 정식기’다.
농진청이 개최한 ‘배추 아주심기(정식) 기계화 기술 현장 연·전시회’에선 자동 배추 정식기가 단연 화제였다. 연약한 배추 모종을 다치지 않게 육묘판에서 뽑아 심는 기계로 작업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어서다.
이상봉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밭농업기계과장은 “자체 실험 결과 10a(300평) 아주심기 때 2시간이 소요돼 사람 1명이 기존 방식대로 심을 때(14시간)보다 7배 빨랐다”고 말했다. 이어 “결주율도 3% 미만인 데다, 경사도 15% 토양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흙올림식 휴립피복기’도 인기였다. 두둑을 성형하고 점적 호스를 설치한 후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기계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 기계를 사용하면 10a 기준 작업을 36분이면 끝낼 수 있다”면서 “두둑 형성, 점적 호스 설치, 비닐 씌우기를 따로 할 때보다 작업 속도가 5.8배 빠르다”고 말했다.
흙올림식 휴립피복기가 비닐 위에 흙을 5㎝가량 덮어주면 자동 배추 정식기가 비닐을 뚫고 모종을 심는다. 이어 흙이 중력으로 모종 위에 저절로 쌓인다. 모종을 심은 뒤 흙을 덮어주는 작업을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배추 재배 기계화율은 56.2%로 전체 밭농업 기계화율(67.0%)보다 낮다. 특히 배추 아주심기 기계화율은 0%로 경운·정지(100%)나 방제(96.5%)에 비해 극히 저조하다. 현장에서 두 기계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인 이유다.
배추농가 서정암씨(70)는 “농번기엔 사람 구하기가 어려운데 자동 정식기가 해결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도입 비용에 대한 호평도 있었다. 이 과장은 “도입 비용은 자동 배추 정식기가 한대당 1500만원, 흙올림식 휴립피복기는 1800만원으로 예상한다”며 “일본산 자동 배추 정식기(2400만원)보다 저렴하다”고 했다.
농민들의 예리한 지적도 눈길을 끌었다. 김광진씨(65)는 “산지에 있는 배추밭은 돌이 많고 경사가 더 급한 만큼 실제 현장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고, 서경구씨(34)는 “작업자가 모종을 심는 깊이를 직접 조절해야 하는데 향후엔 센서를 달아 자동화하면 좋겠다”고 했다.
권재한 농진청장은 현장에서 “농가 의견을 잘 반영해 배추 아주심기 기계화율을 높여 2026년 전체 밭농업 기계화율 목표치(77.5%)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행사엔 황인홍 무주군수, 문태섭 농림축산식품부 첨단기자재종자과장, 최준열 전북도농업기술원장, 조남선 한국육묘산업연합회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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