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향만리] 오우가 / 윤선도

최미화 기자 2025. 8. 5.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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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기의 시인, 학자인 윤선도가 남긴 시조 75수는 한국문학사상 시조의 최고봉이다.

오우가는 그가 지은 어부사시가와 함께 연시조의 전통이 비롯되었다.

얼마나 자연과 가까운 삶인가? 이를 두고 현실도피라고 쉽게 말해서도 아니 될 것이다.

고산 윤선도는오우가를 지을 그 무렵 사람에게 질렸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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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가 / 윤선도

내 벗이 몇이나 하니 수석과 송죽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귀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섯 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물 구름빛이 좋다 하나 검기를 자주 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좋고도 그칠 뉘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 돌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 듯 누렇나니/ 아마도 변치 않음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소나무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 서리를 모르는가/ 구천에 뿌리 곧은 줄을 그것으로 아노라// 대나무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시켰으며 속은 어이 비었는가/ 저렇고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 하노라/ 달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밤중의 광명이 너 만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한국전통시 선집, 시조』(2025년, 세계전통시인협회 한국본부)

조선 중기의 시인, 학자인 윤선도가 남긴 시조 75수는 한국문학사상 시조의 최고봉이다. 「오우가」는 그가 지은 「어부사시가」와 함께 연시조의 전통이 비롯되었다. 변하지 않는 자연 속의 다섯 벗은 좌절을 안겨준 현실에 비긴 것으로 유자효는 보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음풍농월이라고 볼 수 있다. 흔히 시조를 두고 다른 시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제일 먼저 음풍농월을 거론하지만, 음풍농월 즉 맑은 바람과 밝은 달에 대하여 시를 짓고 즐겁게 노는 일을 나쁘다고만 볼 일은 아니다. 얼마나 자연과 가까운 삶인가? 이를 두고 현실도피라고 쉽게 말해서도 아니 될 것이다. 조선조의 혼란스러운 정치계를 생각하면 낙향하여 은둔 자적하는 일도 삶의 한 방편이었다.

고산은 고향 해남과 보길도로 내려와 살면서 자연 속에서 든든한 벗을 얻게 되었다. 수석과 송죽과 달이었다. 물은 좋고도 그칠 일이 없어서 벗이다. 돌은 변치 않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벗으로 삼았다. 소나무는 뿌리 곧은 점에 호감을 가졌다. 대나무는 사시사철 푸른 점에 눈길이 갔다. 달은 보고도 말 아니 하는 태도에 이끌렸다. 그런 까닭에 이 다섯이면 흡족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이렇듯 오우가 안에는 사람은 없다. 고산 윤선도는「오우가」를 지을 그 무렵 사람에게 질렸을 수도 있다. 사람으로부터 나쁜 기운을 많이 받았을지도 모른다. 하여 더욱 자연에 깊숙이 귀의했을 것이다. 시와 함께 여생을 여유롭게 지내며, 자신만의 예술 공간을 마련했다. 그곳에서 창작된 많은 작품이 한국 고전문학을 크게 빛내게 되었으니,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고등학교 시절 국어 시간에 배운「오우가」를 다시 읽으니 마음이 맑아진다.

그렇듯 고전은 우리 삶에 훈향을 끼치고 있다.

이정환(시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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