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 ‘신혼부부’ 없는 ‘신혼희망타운’…공공주택, 물량 채우기 그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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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의 전세계약 갱신 소식을 들었다.
새 정부가 청년과 신혼부부, 고령층 등을 위한 맞춤형 공공주택을 확대하겠다고 공표했다.
공공주택 확대는 고공 행진하는 집값과 늘어나는 전세 사기 등을 마주하는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이다.
특히 공공주택은 국민의 주거권을 실현하는 공간이자,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시대에 청년·신혼부부·고령층에게 안전지대를 제공하는 버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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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의 전세계약 갱신 소식을 들었다. 2021년 경기도의 신혼희망타운 청약에 당첨됐다고 좋아하던 지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자초지종을 물으니, “올해 예정됐던 신혼희망타운 입주가 미뤄졌다”라고 전셋집에 더 머물게 된 이유를 털어놨다. 지인은 “청약 쓸 때만 해도 신혼이었는데 이젠 벌써 아이가 둘”이라며 “몇 년 뒤 입주할 때가 되면 주민들 모두 신혼이 아닐 것 같다. 신혼희망타운인데 신혼부부가 없으면 어쩌냐”라는 우스갯소리로 통화를 마무리했다.
새 정부가 청년과 신혼부부, 고령층 등을 위한 맞춤형 공공주택을 확대하겠다고 공표했다. 주택 공급을 책임지는 국토교통부를 이끌게 된 김윤덕 장관과 이상경 제1차관은 취임 일성으로 양질의 공공주택 확대를 외쳤다.
공공주택 확대는 고공 행진하는 집값과 늘어나는 전세 사기 등을 마주하는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이다. 특히 공공주택은 국민의 주거권을 실현하는 공간이자,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시대에 청년·신혼부부·고령층에게 안전지대를 제공하는 버팀목이다.
공공주택을 늘리겠다는 정부 발표에도 정작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공공주택 확대는 역대 모든 정권에서 반복된 단골 정책이지만, 실현된 경우는 드물다. 정권마다 최대 150만가구 공급을 내세웠지만, 이행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지난해 인허가된 물량 중 착공에 들어간 비율은 10.5%에 불과했다.
공공주택이 살고 싶은 곳에 좋은 품질로 지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지 않다. 정부의 반복되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언제나 ‘물량 채우기’가 우선이었다. 입지와 품질은 늘 구호에 그쳤다. 그 실패의 증거는 전국 도처에 널려있다. 수요 없는 외딴곳에 지어져 흉물처럼 방치된 공공주택들이 그 증거다. 품질 관련 문제 역시 공공주택 입주 시점부터 매번 제기된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경제학자 대니 로드릭은 “정부의 정책 신뢰는 그것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라고 했다. 국민들은 이미 ‘혹시’가 ‘역시’로 변하는 경험을 반복했다. 단순히 숫자만 채우는 공급을 넘어, 약속한 주택이 착공과 분양을 거쳐 실제 입주로 이어지도록 정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또한 누가, 언제, 왜, 어디서 공공주택을 원하는지, 그 수요에 정확히 부응하는 입지와 품질을 갖춰야 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명 당시 “부동산 문제에 대해 학자나 관료가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서 접근할 것을 기대한다”라는 대통령실의 평가를 받았다. 치솟는 집값에 주거 안정을 갈망하는 국민에게, 그 눈높이에 맞는 실질적인 공급 대책으로 증명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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