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원전부터 탄소 저장소까지…환경 보호하고 수익 창출까지 OK [ESG클린리더스]

김민호 2025. 8. 5.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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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친환경 사업 속도
고성능 이산화탄소 흡수제 개발
저비용 환경 보호 기술 앞장
SMR 설계·조달·시공도 가시화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DL이앤씨 자회사 카본코가 개발한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가 설치된 포천복합화력발전소. DL이앤씨 제공

공장이 내뿜는 온실가스를 분리수거할 수 있을까? 꿈같은 이야기를 현실로 만드는 기업이 한국에 있다. 바로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전문회사인 ‘카본코’다. 카본코는 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이산화탄소 흡수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산화탄소 1톤을 포집할 때 쓰는 에너지가 2.15GJ(기가줄)에 불과하다. 세계 최고로 알려진 바스프, 셸, 미쓰비시중공업 흡수제와 비슷한 성능이고 상용 흡수제인 모노에탄올아민(MEA)보다 에너지 소비량이 46% 이상 적다. 환경을 보호하는 비용까지 절감한 기술인 셈이다.

카본코 소유주는 건설사로 잘 알려진 DL이앤씨다. 건설사가 기술 회사를 보유했다니 의아하다는 반응도 더러 있지만 사실 건설업계에서 친환경 시장은 새롭게 떠오른 먹거리다. 선진국들이 친환경 규제를 속속 강화한 결과, CCUS 시장 규모는 연평균 29%씩 성장할 전망이다. 당장 2026년 세계 시장 규모 예상치만 253억 달러다. 플랜트(생산시설)를 건설할 능력이 있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한 수익원이다. 한국 정부 역시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한 만큼, 내수 시장에서도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

사실 CCUS는 흡수제만 개발했다고 상용화 가능한 기술이 아니다.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4~25% 정도인데 이를 잘 잡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때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량이 적어야 현장 적용이 가능하다. 그래야 공정에 필요한 설비의 크기를 줄여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카본코가 지난해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출신의 CCUS 전문가 심재구 박사를 기술연구소장으로 영입한 배경이다.

CCUS 기술은 사용 범위가 나날이 넓어지고 있다. 카본코는 서울 당인리화력발전소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사업에 참여해 일찌감치 상용화 경험을 쌓았고 지난해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캐나다에 원천기술을 수출해 북미 시장에 진출했다. 현지 비료 업체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에 CCUS 설계와 기술 사용권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계약 금액은 3,500만 달러다. DL이앤씨는 이번 계약으로 본 사업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는 기본설계가 끝나면 이를 바탕으로 계약 금액이 20억 달러에 달하는 후속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타마라 모휘니(왼쪽부터) 주한 캐나다 대사, 제이슨 만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 대표,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이 지난해 11월 20일 서울 주한캐나다대사관에서 비료 공장 사업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DL이앤씨 제공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는 현지에 건설하는 대규모 비료 공장에 카본코의 CCUS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비료 원료인 암모니아를 천연가스에서 추출할 때 발생하는 막대한 이산화탄소를 흡수제로 포집해 지하에 매립하는 기술이다. 흡수제가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후속 공정에서 흡수제에서 분리돼 약 10㎞ 떨어진 지하 저장소에 영구 저장된다. 친환경 공법으로 이른바 ‘블루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최종적으로 친환경 비료까지 제조한다.

카본코는 새로운 흡수제를 발판으로 더욱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상민 카본코 대표는 “이번에 개발한 흡수제는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CCUS 수요에 대응하고,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를 앞세워 북미 지역 등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DL이앤씨는 최근 급부상한 또 다른 친환경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청정 에너지보다 더 깨끗한 에너지를 표방하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이다. SMR은 노심과 증기 발생기,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모듈(규격화한 부품)에 담은 작은 원자력 발전소다. 발전량은 300MWe(메가와트)보다 적지만 대형 원전보다 안전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바다 근처에 건설해 냉각수를 확보하는 대형 원전과 달리 도심 등 수요지 주변에 건설 가능하다.

SMR은 상용화가 이뤄졌다고 말하기는 이른 기술이자 사업이다. 세계 곳곳에서 기술 개발과 신규 사업이 벌어져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DL이앤씨가 세계적 SMR 기업인 엑스에너지와 손잡은 이유가 그 때문이다. 엑스에너지는 냉각제로 헬륨 기체를 사용하는 SMR을 개발하는데 현 단계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DL이앤씨는 2023년 엑스에너지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해 협업을 시작했다.

실제 엑스에너지는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선진 원자로 실증사업(ARDP)에 참여해 SMR 운전을 코앞에 두고 있다. 정부 보조금 12억 달러를 지원받아 미국 최대 화학기업 다우에 첫 완성품을 납품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2월에도 아마존 등 현지 대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DL이앤씨의 계획은 CCUS, SMR 사업을 바탕으로 청정 에너지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다. SMR을 가동할 때 발생하는 고열을 친환경 수소,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데 사용하는 식이다. 엑스에너지의 설계·조달·시공 협력사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DL이앤씨의 미래가 밝은 이유다. SMR 표준화가 진행될수록 후속 사업을 수주하거나 신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DL이앤씨 로고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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