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인형 "평양 무인기 관련 문건 지워라"… 특검, 증거인멸 정황 포착

이유지 2025. 8. 5.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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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석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과 관련한 증거인멸을 지시한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4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특검팀은 여 전 사령관이 지난해 10월 14일 방첩사 1처에서 '추락한 것은 아군의 무인기'라는 첩보 보고를 받은 뒤 "관련 문서를 폐기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일체 내게 보고하지 말라"고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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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외환 혐의' 관련 여인형 개입 수면 위로
'아군 무인기' 첩보에 "일체 관련 보고 말라"
"보안 유지하라더니…" 사전 인지 가능성도
특검팀, 조만간 여 전 사령관 추가 소환 예정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해 12월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조은석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과 관련한 증거인멸을 지시한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가 해당 작전에 연루된 정황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특검팀은 여 전 사령관이 사전에 작전 수행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4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특검팀은 여 전 사령관이 지난해 10월 14일 방첩사 1처에서 '추락한 것은 아군의 무인기'라는 첩보 보고를 받은 뒤 "관련 문서를 폐기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일체 내게 보고하지 말라"고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해당 첩보는 10월 11일 북한이 외무성 명의로 '무인기 평양 상공 침투' 주장을 담은 성명을 낸 지 사흘 만에 방첩사에 보고됐다.

드론사 방첩지원부대는 북한의 성명 발표 다음 날 김용대 당시 드론사령관을 통해 '해당 무인기가 아군이 보낸 것이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방첩사 1처 산하 군사정보실에 이 같은 내용을 이메일로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지난달 드론사와 방첩사 등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메일 등 보고 문건을 확보하고 관련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따져왔다.

당시 방첩사 1처의 첩보 보고를 받은 여 전 사령관은 "드론사령관은 내게 '보안을 유지하라'더니 왜 (방첩지원부대에) 이런 얘기를 해준 것이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여 전 사령관이 첩보 보고를 받기 전에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수행과 관련해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이 지난달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조은석 내란·외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특검팀은 여 전 사령관이 김 전 사령관은 물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소통해 사전에 작전을 알고 있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여 전 사령관은 지난달 22일 특검 조사에서 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과 관련해 "보고받은 기억 자체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팀은 조만간 여 전 사령관을 다시 불러 증거인멸 지시 및 사전 인지 여부를 따져물을 것으로 보인다.

여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과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서울 충암고 선후배로서 각별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 전 사령관은 12·3 불법계엄의 사전 모의 단계부터 가담해 계엄 선포 후 '체포조' 운용 등에 관여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지난해 12월 31일 구속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 당시 국회 등에 병력을 보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 10여 명에 대한 체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 서버 확보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은석 특검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과 군사법원 재판에서 계엄군의 중앙선관위 침투와 관련해 위증한 혐의로 여 전 사령관을 추가 기소했다.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관련 여 전 사령관의 사전 인지 및 사후 증거인멸 지시가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난 만큼 향후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한 외환죄 수사도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여 전 사령관 등은 계엄 전 수차례 비밀 회동을 한 것으로 이미 드러난 상태다. 특검팀은 이들이 모의 단계 때부터 무인기를 통한 북한 도발 유도 계획을 마련했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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