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승부 패 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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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의 취향과 선택은 선명하게 몰입하는 경험에서 비롯된다.
예술계의 주요 관객과 후원자들도 대개 한때 예술에 몰두하고 예술을 사랑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길을 잇지 못했던 이들이다.
바둑 교육에 이러한 '몰입력'을 조명하고 강조할 수 있다면, 단지 선수 몇 명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바둑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든든한 문화적 토대를 넓히는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인공지능이 말하는 백 우세는 패를 결행해야 유지 가능한데, 김은지 9단이 그 길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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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조 16강전 <4>



많은 사람들의 취향과 선택은 선명하게 몰입하는 경험에서 비롯된다. 예술계의 주요 관객과 후원자들도 대개 한때 예술에 몰두하고 예술을 사랑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길을 잇지 못했던 이들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예술은 단순한 소비 대상이 아니라 걷지 못한 길을 대신 채워주는 대상이 된다. 한 가지에 집중하는 몰입과 설렘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고, 언젠가 다른 형태로 되살아난다. 마찬가지로 바둑에 몰두한 경험이 평생의 자산이 될 수 있다. 단순한 승부를 넘어서, 깊이 사고하고 끝까지 몰입하는 습관은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바둑 교육에 이러한 '몰입력'을 조명하고 강조할 수 있다면, 단지 선수 몇 명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바둑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든든한 문화적 토대를 넓히는 길로 나아갈 수 있다.
박민규 9단이 흑1로 뻗어 백의 약점을 추궁한다. 이때 백2로 끊는 수가 좋은 맥. 그러나 흑3으로 흑이 끊어올 때 백4의 판단이 실수였다. 7도 백1로 따낸 후 백3의 역습이 통렬했던 장면. 백7, 11 등 여러 곳의 약점을 동시에 찔러가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김은지 9단의 판단은 실전 백6의 끝내기를 빠르게 차지하겠다는 뜻. 앞선 변화보단 못하나 이 정도로도 근소하나마 백의 우세가 유지된다. 흑11부터 이어진 선수 끝내기 후 흑의 선택은 흑23. 이때 얼핏 8도 백1에 뻗은 후 백3의 껴붙임이 성립하는 것으로 보이나 흑2로 멀리서 대응하는 것이 좋은 수. 흑10까지 수가 성립하지 않는다. 실전 백24의 패 결행은 정확한 선택. 인공지능이 말하는 백 우세는 패를 결행해야 유지 가능한데, 김은지 9단이 그 길을 찾아냈다.

정두호 프로 4단(명지대 바둑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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