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서울 영파여중 찾아가 수업 연 까닭은 [ESG클린리더스]

김청환 2025. 8. 5.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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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에게 '친환경 소비습관' 등 가르쳐
온라인에선 메타버스 '빌려쓰는 지구월드'
"친환경 미래사업 비전… 잠재 고객이기도"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LG생활건강이 1월 서울 양천구 신남중학교에서 연 ‘빌려쓰는 지구스쿨’에 참석한 학생들이 세안 수업을 받고 있다. LG생활건강 제공

6월 27일 서울 송파구 영파여중 1학년 교실. 10여 명의 중학생이 조를 나눠 간이 판매대에 차려진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과일, 생선, 육류에서부터 비누, 샴푸, 화장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식품은 실물이 아니라 모형이다. 이들은 3만 원 안팎으로 사용 총액을 제한한 모의 장보기를 마친다.

이어 전자기기로 장바구니에 담긴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하니 가격 정보와 함께 점수가 나온다. 이 점수는 얼마나 친환경 소비를 했느냐가 기준이다.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 제품 △생산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온 먹거리 △천연소재로 만든 제품 △포장을 최소화한 상품 등이 점수가 높다.

이 수업을 주관한 곳은 LG생활건강이다. 이 회사는 매년 서울시교육청에 이 같은 자유학기제 수업 진행 계획서를 보내고 장학사에게 수업 계획을 설명한다. 교육 당국과의 사전 논의를 거쳐 수업 계획을 완성하면 서울에 있는 각 학교에 '빌려쓰는 지구스쿨' 참가 학교 모집 공문을 보낸다. 각 학교가 이 프로그램 홈페이지(https://www.thinkearth.co.kr)에 참가 신청을 하면 이 수업이 열리지 않았던 곳, 신청한 지 오래된 곳을 우선적으로 뽑아 수업을 연다.

하루 6교시로 진행하는 빌려쓰는 지구스쿨 수업 내용은 '친환경 소비 습관' 말고도 세안, 양치질, 머리 감기, 손 씻기, 설거지, 세탁, 쓰레기 분리배출 등 다양하다. 2013년부터 1,158명의 LG생활건강 직원이 이 수업에 참여해 재능 기부를 했다.

이 회사가 섭외하는 전문 강사진도 있다. 친환경 소비습관 수업도 비정부기구(NGO)에서 관련 교육을 받은 전문강사가 맡았다. 강사는 이날 학생들의 모의 장보기 전후로 △친환경 제품과 일반 제품이 생산되는 과정의 차이 △친환경 제품 선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친환경 제품을 선별하는 방법 등을 강의했다. 양치질 수업은 치위생사가 강사로 나섰다.


"몰랐던 것 알게 돼 좋았다"

LG생활건강이 1월 서울 양천구 신남중학교에서 연 ‘빌려쓰는 지구스쿨’에 참석한 학생들이 손 씻기 수업을 받고 있다. LG생활건강 제공

수업 만족도는 큰 편이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친구들과 상의해 장을 보는 것 자체를 즐거워했다. "재미있고 즐겁게 수업을 들었다", "몰랐던 것을 알게 돼서 좋았다"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조금 더 배우고 싶었는데 시간이 부족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LG생활건강은 2013년 캠프 형식으로 빌려쓰는 지구스쿨을 시작했으며 2015년부터는 각 학교를 찾아 이 같은 수업을 열고 있다. 지금까지 참여한 학생은 8만5,418명, 학교는 493곳에 이른다.

이 회사는 온라인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2023년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유티플러스인터랙티브가 개발한 메타버스(Metaverse·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융복합) 플랫폼 '디토랜드'를 바탕으로 교육전문업체 에프티엘, 환경단체 에코맘코리아와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 '빌려쓰는 지구월드'가 그것.

이곳에 접속한 이들은 우선 자신만의 아바타(온라인에서 사용자 역할을 대신하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이 아바타는 50년 뒤 환경 오염이 심각해진 세계 7개 주요 도시(서울,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호주 시드니, 중국 상해, 인도 뉴델리, 남극)를 묘사한 가상공간을 돌아다니게 된다. 이곳에서도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 손 씻기, 세안, 양치, 머리감기, 설거지, 세탁 방법 등을 동영상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이어 퀴즈를 푸는 등의 미션(임무)을 수행하면 배지를 받는다. 배지가 쌓여 누적 점수가 올라가면서 화면 오른쪽 상단의 '깨끗한 지구의 대기' 수치가 올라간다. 일상생활 속 사소한 선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깨닫도록 유도하는 셈이다.


"환경친화 미래사회에 비전"

폐플라스틱을 화학 재활용한 열분해유로 만든 용기를 쓴 LG생활건강 화장품 브랜드 ‘비욘드’의 엔젤 아쿠아 수분 진정크림. LG생활건강 제공

이 회사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환경 교육에 열심인 까닭은 뭘까. 회사 측은 "환경에 청소년의 관심을 높여 환경친화적 미래 사회에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 사회 공헌 활동"이라며 "업(業)의 특성을 활용해 사회 문제 해결에 보탬을 주고 차별적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소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이들이 이 회사 제품의 잠재 고객이란 점도 고려한 포석이란 설명이다. 이들 수업에서 이 회사 제품을 활용하는 이유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활동으로 사회공헌을 하면서도 잠재 고객에게 브랜드를 각인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LG생활건강 입장에서도 일거양득인 셈.

LG생활건강은 지역사회와 연계한 ESG 경영 활동도 벌이고 있다. 2024년 6월 서울 종로구와 손잡고 시작한 '종로 자원재순환 거점센터 에코스테이션' 사업이 그것. 시민들이 종로노인종합복지관으로 다 쓴 충전기, 멀티탭, 보조배터리, 정수기 필터, 전선, 우산 등을 가져오면 물품 개수에 따라 도장을 찍어준다. 이후 도장 적립 개수에 따라 LG생활건강의 샴푸, 린스, 세제 등 제품을 되돌려준다. 이를 통해 수거한 폐자원은 비영리 공익법인 'E순환거버넌스'로 보내 재활용한다. 이 사업에는 연간 약 7,000명의 시민이 참여한다고 회사는 밝혔다.

LG생활건강 측은 "최고의 소비재 기업이자 ESG 경영의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래 고객인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지속 가능한 소비와 친환경 의식을 배양할 수 있는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차별적인 고객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기업 이미지(CI). LG생활건강 제공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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