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공연 없을 때 학교 졸업식·기업 콘퍼런스 유치

김성현 기자 2025. 8. 5.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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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올릴 대안은
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에 재정적 적신호(赤信號)가 켜진 이유는 의외로 명확하다. 공익성과 수익성의 ‘두 마리 토끼’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팡질팡해왔기 때문이다. 수익성을 올리기 위해 민간 기획사나 외부 예술 단체에 대한 대관(貸館) 공연의 비율을 높이면 곧바로 국정감사에서 “대관의 전당”이나 “임대업에 열 올리는 부동산업”이라는 질타가 쏟아진다. 반대로 클래식·오페라 같은 자체 기획 공연의 비율을 높이면 수익성 저하로 직결되면서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에 직면한다.

“수익성 높은 공연을 자체 기획하면 될 일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실제로 개관 초기 예술의전당은 가수 조용필의 콘서트(1999~2005년)나 인기 뮤지컬을 의욕적으로 자체 추진하거나 공동 기획했다. 하지만 ‘순수 예술’을 지원하기 위한 설립 목적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음악계 안팎에서 쏟아졌다. 이 때문에 대중음악이나 뮤지컬 같은 인기 장르는 기획 공연에서 뒤로 밀려났고, 클래식·오페라·발레 같은 ‘순수 예술’에 편중되는 결과를 낳았다. 공연계의 한 인사는 “결과적으로 엄숙주의가 만연하면서 공연 기획의 유연성과 역동성이 떨어지고 자체 역량이 약화되는 악순환에 빠진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예술의전당의 재정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거론되는 방안은 여러 가지다. 우선 특수법인 대신에 정부 소속 기관으로 돌아가는 방안이다. 이 경우 재정적 안정성은 확보되지만, 극장의 자율성은 후퇴하고 국고 부담이 커지는 부작용이 있다. 정권 교체기마다 예술 경영 전문가 대신에 ‘낙하산 인사’가 만연할 우려도 있다.

반대로 대중음악이나 뮤지컬 같은 인기 장르 기획 비율을 높이고, 명명권 확대와 외부 협찬·후원 강화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해외 공연장에서도 공연이 없는 오전 시간대에 학교 졸업식이나 기업 콘퍼런스 같은 외부 행사를 유치하는 등 수익성 제고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필요하다면 국내 기업에 한정되지 않고 외국 기업 이름을 공연장에 붙인다는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민간 후원 규모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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