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진 민주당”.. 3법 순서 바꾼 날, 한동훈은 ‘승리 선언’

제주방송 김지훈 2025. 8. 4.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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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법’ 밀리자 ‘언론개혁’ 급선회
반시장 프레임, 반격은 시작됐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위)의 4일자 페이스북 글 일부. ‘반시장 입법’ 기조를 강하게 겨냥했다.


“민주당이 시장에 졌다.”
노란봉투법보다 방송법을 앞세운 여당의 법안 상정 순서 변경을 두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공개적으로 ‘여권의 정치적 패배’라 선언했습니다. 

증시 불안, 청년 반발, 내부 이탈까지 겹치면서 ‘반시장 3종 세트’의 기세가 꺾인 신호탄으로 해석됩니다. 

■ “노봉법 철회하라”.. 시장과 여론의 직격탄

한동훈 전 장관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정권은 이미 시장에 지고 있다”며, 주식양도세 확대·증권거래세 인상·노란봉투법 강행을 ‘반증시 3종 세트’로 규정했습니다.
이어 “1500만 투자자는 일부 강성 지지층보다 많다”며 “이제는 철회할 때”라고 직격했습니다.

한 전 대표가 이처럼 강도 높게 비판에 나선 배경에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이 아닌 ‘방송법’이 가장 먼저 상정됐다는 점이 자리했습니다. 

민주당이 한동안 ‘노봉법’ 강행 처리를 예고해왔던 흐름을 바꾼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날 국회에서 상정된 ‘방송 3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로 일단 표결이 미뤄졌지만, 무제한 토론 종료 요건(24시간 경과 후 5분의 3 동의)을 충족한 여당은 5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란봉투법’은 순서에서 밀려나 21일 이후로 사실상 순연됐습니다.

정청래 당대표가 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 정청래의 선택.. 경제 아닌 언론개혁을 앞세운 이유

다만 민주당의 노선 전환 배경에는 신임 당 대표 정청래 의원의 강한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초 일부 지도부에서는 ‘노란봉투법 우선 상정’이 유력했지만, 정 대표는 추석 전까지 ‘언론개혁 전광석화 입법’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내 의견도 엇갈렸습니다.

‘노란봉투법은 이미 준비된 법안’이라는 실무 라인과 ‘방송법은 두 차례 대통령 거부권을 받은 상징적 법안’이라는 상층부 판단이 충돌한 끝에, 여야 원내대표 회동과 국회의장 중재로 방송법이 선두에 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에서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 등을 순차 처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한 번 밀린 우선순위는 그 자체로 정치적 퇴각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 터져 나온 한동훈 전 대표의 “민주당 정권은 시장에 졌다”는 발언은, 비판을 넘어 입법 전선을 되돌리는 정치적 돌파 선언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진성준 의원(전 정책위의장·본인 페이스북 캡처)


■ ‘10억 과세’ 반발.. 당 내부도 흔들린다

반시장 프레임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점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진성준 의원은 정책위의장에서 물러나며 “윤석열 정권의 부자 감세를 복구해야 한다”고 밝혔고, 자신이 추진해 온 민생개혁법안 통과를 마지막 성과로 강조했습니다.
입장 철회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10억 원으로 낮추는 개편안은 이미 여론의 역풍을 정면으로 맞고 있습니다.

민주당 청년 의원 13명이 “과세 기준 확대 철회”를 공개 요구했고, 관련 국민청원은 12만 명을 넘어서며 당론의 정당성에도 균열이 생겼습니다.

정청래 대표는 당 정책위에 대안 마련을 지시했으며, 내부에서는 30억 원 수준의 절충안이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이 밖에도 증권거래세 0.2% 인상,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나머지 세제 개편 항목들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경제계의 반응, 증시의 흐름, 그리고 1,500만 투자자라는 거대한 실물 표심 앞에 민주당이 어떤 방향을 선택할지, 8월 국회는 그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 민주당 시험대.. “시장이 심판한다”

정청래 대표는 본회의 직전 “민생 개혁의 출발점”이라며 방송법을 앞세운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의 필리버스터는 법안 통과를 지연시켰고, 여론은 이미 ‘시장 vs. 정당’이라는 구도로 흐르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진짜 지고 있는 건 노란봉투법 하나가 아닙니다.

정치적 해석은 둘째 치고, 주식시장과 청년 투자자, 기업과 실물경제가 선제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결국 남은 싸움은 ‘법안’이 아니라 ‘정당성’입니다.

이번 여름, 법은 통과돼도 정치는 살아남지 못할 수 있습니다.

법안 상정을 둘러싼 해석은 분분합니다.

그러나 누가 이겼는지는 이미 시장이, 민심이 말하고 있습니다.

정치가 언제까지 그 목소리를 외면할 수 있을지. 
판은 벌어졌고 선택의 압박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 정치가 그 결과에 응답하고 제 방향을 설정해야 할 차례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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