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유성열]‘직권남용 남용’ 막으려면 한 줄 조항부터 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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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DAS) 사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도 본인이 기소된 다스, 강제입원 사건에서 직권남용 혐의는 무죄가 확정됐다.
권성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2006년 헌법소원에서 "모호한 직권남용죄 조항은 정권 교체 후 정치적 보복을 위해 전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을 처벌하는 데 이용될 우려가 있다"며 유일하게 위헌 소수의견을 냈다.
직권남용이 명백한 사건도 모호한 조항 때문에 무죄가 나오는 상황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동시에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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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들은 모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돼 공무원이 기소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현재 특검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비상계엄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의 또 다른 공통점은 무죄 판결을 받은 공무원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도 본인이 기소된 다스, 강제입원 사건에서 직권남용 혐의는 무죄가 확정됐다.
형법 123조는 직권남용죄를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당수의 법률이 1·2·3조 밑에 ①·②·③항 등을 둬서 내용을 구체화하지만 직권남용은 이 문구 딱 한 줄뿐이다.
과거 직권남용죄는 검찰이 기소한 인원이 연간 10명 안팎일 정도로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적극 활용하면서 대표적인 ‘권력형 범죄’로 떠올랐다. 이후 검찰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적폐 청산을 명분으로 전(前) 정부 인사들을 직권남용 혐의로 대거 기소하면서 고위공무원 상당수가 줄줄이 재판을 받았다. 직권남용죄로 공무원을 처벌해 달라는 고소·고발도 2020년 2만 건을 돌파하더니 지난해는 상반기만 2만7000건에 육박할 정도다.
직권남용죄는 국가의 기능과 권력이 공정하게 행사돼야 한다는 법익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조항이 단 한 줄뿐이어서 ‘직권을 남용하여’ ‘의무 없는 일’ 등의 문구가 모호하고 해석이 제각각인 데다 대법원 판례마저 구체적이지 않다 보니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0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판례를 통해 ‘의무 없는 일’에 대해선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지만, ‘직권의 남용’에 대해선 구체적인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권성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2006년 헌법소원에서 “모호한 직권남용죄 조항은 정권 교체 후 정치적 보복을 위해 전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을 처벌하는 데 이용될 우려가 있다”며 유일하게 위헌 소수의견을 냈다. 이 우려는 실제 일부 현실화됐으며 정치 보복 수단으로 악용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직권남용이 명백한 사건도 모호한 조항 때문에 무죄가 나오는 상황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동시에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없는 잘못을 억지로 만들어 내거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의 업적을 훼손하는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자 대통령실은 ‘직권남용의 남용’을 막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집권당이었던 국민의힘도 직권남용죄 개정은 협의할 동력이 있어 보인다. 극한 대치 중인 여야가 이 부분만큼은 협치해 단 한 줄뿐인 조항부터 구체화하길 바란다.
유성열 정치부 차장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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