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팔 없이 마운드에 선 그들…불가능은 그들의 몫이 아니었다(이만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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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 나갈 때마다 내 팔을 보지 않았습니다. 나는 내 꿈을 보았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 짐 에버트의 이 말은, 내가 강연을 다닐 때마다 꺼내는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투수가 공을 잡고 던지려는 순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모두 조용해지거든요. 전 그 찰나의 순간을 정말 좋아해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느낌이 짜릿하더라고요. 제가 살면서 그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건 마운드에서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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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투수 김우정, 오른팔 없이 마운드 오른 또 다른 감동 실화

"야구장에 나갈 때마다 내 팔을 보지 않았습니다. 나는 내 꿈을 보았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 짐 에버트의 이 말은, 내가 강연을 다닐 때마다 꺼내는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선천적으로 오른손 없이 태어난 그는, 장애라는 단어를 넘어선 인물이었다.

오른손이 없는 채로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한 것만으로도 경이로운데, 그는 10년간 메이저리그에서 87승 108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고, 1993년 뉴욕 양키스 시절엔 노히트노런까지 달성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품에 안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그의 기록보다 '마음가짐'을 먼저 말한다. 에버트는 단 한 번도 자신의 신체적 조건을 핑계 삼지 않았다. 그는 자기 꿈만을 바라보며 묵묵히 연습했고, 결국 세상의 벽을 넘었다. 공을 던진 직후 왼손으로 재빨리 글러브를 끼고 수비에 임하는 그의 모습은 그 모든 인내와 노력을 응축한 상징과도 같았다.

그리고 2020년 남양주에서 열린 한 야구 경기. 나는 그날 또 다른 '에버트'를 만났다. 시구 요청을 받고 경기장을 찾았는데, 마운드 위에 선 한 투수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오른팔을 전혀 쓰지 못한 채, 오로지 왼팔로만 투구하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김우정, 서울대학교 재학생이자 리커버리 야구단의 투수였다.
그는 출생 당시 의료사고로 오른쪽 어깨 신경다발이 손상되어 오른팔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를 향한 꿈을 놓지 않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김우정 투수의 투구는 에버트보다 훨씬 복잡하다. 그는 오른팔이 아예 움직이지 않기에 글러브를 겨드랑이에 끼운 채 공을 던지고, 투구 후 왼손으로 그 글러브를 꺼내 착용한다. 동작 하나하나가 더 어렵고 더딜 수밖에 없지만, 그는 이미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그가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은 아직도 내 마음을 울린다.
"투수가 공을 잡고 던지려는 순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모두 조용해지거든요. 전 그 찰나의 순간을 정말 좋아해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느낌이 짜릿하더라고요. 제가 살면서 그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건 마운드에서 뿐이에요."
이 말 한마디에, 그의 야구에 대한 사랑과 삶의 태도가 모두 담겨 있었다.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존재의 이유이자 자신만의 무대였던 것이다.
지금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절망하고, 포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세대, 때로는 어른들까지도 스스로를 포기하며 주저앉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무엇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는가?"
짐 에버트는 빅리그를, 김우정은 단 한 번의 스포트라이트를, 그리고 나는 나의 비전과 사명을 향해 오늘도 한 걸음 내딛는다.
Never, ever give up. Scars into Stars.
상처는 언젠가 별이 되어, 어두운 하늘을 밝힐 것이다. 지금은 누구의 시선도 머물지 않더라도, 그날을 믿고 묵묵히 걷는다. 그리고 언젠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불가능은 내 몫이 아니었다."
글ㅣ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전 SK 와이번스 감독
편집 ㅣ 주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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