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간 렌즈로 담아낸 '기도의 순간'

장영환 기자 2025. 8. 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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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창]서석장 사진작가
"각 종교 기도 속 원형 탐구"
'기도의 흔적들' 13~18일
창원 성산아트홀 6전시실
4일 김해 장유 한 카페에서 서석장 사진작가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각 종교는 추구하는 바와 이를 이루는 방법론은 달리하지만 결국 목적을 향한 과정 속의 매개자는 사람이며, 우리는 이 목적과 유무형의 이룸을 위해 기도를 한다. 사진작가 서석장은 여기서 '기도의 순간'을 포착해 각 종교가 지니고 있는, 그리고 이를 삶의 지침으로 삼는 사람들이 품는 어떠한 '원형'의 발견을 탐구한다. 그 고찰의 결과물이 이제 관람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서 작가가 10여년의 여정에 걸쳐 한국 종교문화 속 '기도의 순간'을 렌즈에 담아낸 기록전 '기도의 흔적들'이 오는 13~18일 창원 성산아트홀 제6전시실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는 다양한 종교문화의 기도를 통한 표현과 '흔적'을 탐구했다. 작가는 각 작품의 사물과 풍경에 깃든 영적인 요소를 렌즈를 통해 해석하고 문화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여러 신념과 문화, 해석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우리는 기도라는 하나의 매개를 통해 사람 모두가 공통적으로 품고 있는 어떤 원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전시에 앞서 작품 감상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위해 4일 김해 장유의 어느 카페에서 서석장 작가를 만나봤다.

■ '기도의 흔적들'은 어떤 계기로 기획했나

이번 전시는 '정리'와 이 과정을 통해 얻은 '체계'의 결과물이다. 한때 전국을 다니며 사진촬영을 했으며, 지금까지 모아놓은 작품들을 살펴보니 기도의 흔적들이 많았다. 이 부분에서 자문했다. "나는 왜 이러한 것들을 찍었는가"라고. 정리의 결과 나도 몰랐던, 내가 무의식적으로 찍었던 주제를 발견했다. 이 명확해진 주제의식 아래에서 10여년 동안 만들어낸 작품집이 '기도의 흔적들'이다. 기획의 계기는 각 종교는 그 목적하는 바가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믿는 사람은 이룸을 위해 기도를 한다. 그리고 거기에는 어떠한 흔적이 남는다. 비록 각 종교들의 기도의 형식과 나타남은 다를지라도 '기도의 흔적'은 결국은 한 가지로 흐른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성에 기초한 염원이다. 기도에는 소망이 있고, 얻고 싶은 바가 있다. 이를 이루기 위한 표현의 양식만 달리할 뿐이다. 이를 드러내고 싶었다.
서석장 사진작가 작 '불상의 빛'.

■ 무형의 기도를 렌즈로 포착하는 방법은

처음에는 눈에 들어오는 대로, 마음에 닿는 대로 찍었다. 풍경을 강조한 이후에는 주제를 점점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더욱 집중도를 올리거나 셔터 스피드를 조절하며 '흘러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10여년의 촬영 동안 보는 눈과 찍는 기술이 점점 변해갔다. 렌즈를 통해 보는 '종교관'이 점점 변하면서 사진에 대한 관점도 변해갔던 것 같다.

초기 사진 작업은 흑백으로 이뤄졌다. 불상 등에 스며든 빛을 포착하려고 했다. 이 빛은 곧 나한테도 스며드는 것 같았다. 사진 촬영을 하며 빛을 통해 우러나오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며 그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기도의 흔적들은 마치 자연 바람처럼 흐르는 것 같았으며, 그 느낌을 최대한 드러내고자 노력했다.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다. 빛의 어둠과 밝음, 또 이를 통해 나타나는 반사와 투영이 표현의 방법론이다.

■ 이번 전시는 '눈'보다 먼저 반응한 '마음'

대상을 포착하기 전 무엇인가 '아'하는 게 있었다.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거나 싫어하는 사물이기도 했다. 어찌됐든 '저걸 찍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먼저 향하니 카메라는 자연스레 그 방향으로 따라간다. 대상이 다가오는 것이다. 또 작업의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되고, 소재의 새로움을 느꼈다. 그러면 "어떻게 잘 표현해볼까"라는 고민이 생긴다. 이렇게도 찍고 저렇게도 찍는다. 집에 와서 결과물을 바라보고 다음날, 그 다음날 각각 다른 시간에 사진을 찍는다. 결국 내 마음이 진실로 투영된 작품이 남는다. 이번 전시는 좋은 사진, 멋있는 사진이 아닌, 내 감정이 깊이 들어간 내 색깔을 입힌 작업의 결과물이다.

■ 관람객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제 전시를 보러 오는 분들이 '모든 사람들이 공통으로 하는 기도'의 흔적을 포착하시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여러 생각들을 가지고 가시면 좋겠다. 중요한 것은 종교가 어떠하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간절한 인간의 마음'을 살펴보는 것이다. 각 사진들의 흐름을 보면서 작은 위안도 얻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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