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소녀공 꿈 다룬 70년대 명작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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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영화사에 빠져 있던 퍼즐 한 조각이 뒤늦게 발견됐다.
1976년 개봉한 '우리들에게 내일은 있다'는 마산의 한 합섬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소녀공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영상 속에는 현재의 한일여자고등학교인 한일여실 교정을 포함해 다채로운 마산의 모습들이 담겨 있지만, 그간 지역 영화사에서는 영화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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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여실 배경·신성일 출연에도
지역 조명 안 돼 이달균 시인 발굴
한일여고 “영상자료원 필름 보유”
경남 영화사에 빠져 있던 퍼즐 한 조각이 뒤늦게 발견됐다.
1976년 개봉한 ‘우리들에게 내일은 있다’는 마산의 한 합섬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소녀공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국내 최초의 산업체 부설 고등학교로 운영됐던 마산의 한일여자실업고등학교(이하 한일여실)를 실제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영상 속에는 현재의 한일여자고등학교인 한일여실 교정을 포함해 다채로운 마산의 모습들이 담겨 있지만, 그간 지역 영화사에서는 영화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본지에 ‘경남 영화 촬영지 돋보기’를 연재 중인 이달균 시인은 “1970년대에 분명 우리 지역을 배경으로 한 학원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는데, 많은 영화 전문가에게 수소문해 봐도 다들 아는 바가 없다고 답하더라. 막막하던 차에 한일여고에서 교직 생활을 했던 한 시인과 우연히 연락이 닿아 ‘우리에게 내일은 있다’를 찾아내게 된 것”이라며 영화를 발굴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경남 지역 영화를 연구하며 책 ‘마산영화 100년’을 집필한 이승기 고전영화해설사 역시 ‘경상남도사’나 자신이 직접 정리한 ‘마산시사’ 속 지역 영화사에도 해당 영화의 기록이 남아있지 않음에 의아함을 표했다.
이승기 해설사는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신성일을 비롯해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고, 영화 자체를 마산에서 찍은 것 같은데 반세기 가까이 묻혀 있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라며 “아주 희귀한 발굴이다. 광산의 광맥을 찾은 느낌”이라 말했다.
장막은 영화의 주요 소재가 된 한일여실의 역사관에도 드리워있었다. ‘우리들에게 내일은 있다’는 한일여실의 사례를 소재로 공장에 실업고등학교가 건립된 후 학업의 꿈을 이뤄 가는 소녀공들의 학교생활을 그렸다. 실제 영화 오프닝 크레딧에는 한일여실 제1회 졸업생이자 제10회 전국 모범 청소년상을 받은 이혜련씨의 실화 수기임을 명시해 뒀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한일여자고등학교의 역사관에서는 영화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한일여실 제8회 졸업생이자 한일여고에 재직 중인 김선흥 교장은 “의미 있는 작품이다 보니 학교에서도 선명한 화질로 자료를 확보하고 싶어서 한국영상자료원에 문의해 본 적이 있다. 필름은 보유하고 있는데, 70·80년대의 많은 영화들을 순서대로 디지털화하고 있어서 ‘우리들에게 내일은 있다’는 아직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상영할 수 있을 만큼 영상이 복구된다면 역사관에 자료를 틀어두거나 동문들, 재학생들과 다 같이 영화를 보는 행사도 열며 작품을 기념하고 싶다”는 바람을 비치기도 했다.
장유진 기자 ureal@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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