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쓰레기차 냄새나" 민원 때문에…'잠 못 드는' 환경미화원들

이은진 기자 2025. 8. 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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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낮에 일할 권리'가 잘 지켜지지 않는 직업이 있습니다. 바로 길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입니다. 정부가 이미 6년 전에 야간 작업을 하지 말라고 했지만, "냄새가 난다"는 민원 때문에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은진 기자가, 환경미화원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화원 박현유입니다. 이것은 이번 달 저희 임금명세서입니다.]

14년 차 환경미화원이 지난달 받은 월급은 569만 원입니다.

우리나라 노동자 평균 임금은 약 373만 원.

한참 많아 보이는 액수입니다.

[박현유/환경미화원 : 야간에 일하는 시간이 월 144시간에서 160시간 정도… 일요일에 한 번밖에, 하루밖에 못 쉬어요.]

그런데 기본급은 300만 원, 연장수당·야간수당이 거의 반입니다.

밤 11시가 되어야 시작되는 이 남성의 하루.

[작업 준비 끝입니다.]

어떤 작업 환경인지 이 월급 받을만한지 한번 따라가 봤습니다.

3인 1조로 올라타는 트럭, 주말엔 쓰레기가 많아 서둘러야 합니다.

[박현유/환경미화원 : 오늘도 많이 나오면은 140㎞ 이상 다녀야 되고, 마음 급하죠. 쉴 새도 없죠.]

가다 쓰레기가 나오면 서고, 내려서 줍고 다시 차에 타는 작업입니다.

이걸 하루에 150번 정도 반복합니다.

목장갑만 낀 채 마구잡이로 주워 담고, 압축 장치로 누르는데, 위험해도 방도가 없습니다.

[김우진/환경미화원 : (목장갑 말고) 다른 걸 끼면 덥거나 불편하니까…]

규칙을 어긴 종량제 봉투는 또 너무 무겁습니다.

[박현유/환경미화원 : (이게) 한 150㎏? 뭐 음식물도 집어넣고, 다른 걸 집어넣으니까 무게가 더 많이 나가는 경우도 있죠.]

대체 안에 뭐가 들었길래 이렇게 무거운 건지 한번 살펴봤습니다.

한 주택가 앞에서 나온 쓰레기들인데요.

이거 음식물 버리면 안 되는 일반 종량제 봉투입니다.

그런데 열어보면 전부 다 음식물 쓰레기입니다.

그리고 무게도 들어보면 매우 무겁고요. 옆에 봉투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리병 넣지 말라고 분명히 써놨는데도 버젓이 유리병이 버려져 있습니다.

차가 갑자기 멈추고 박 씨는 급히 내려 주변 빌딩으로 갑니다.

[박현유/환경미화원 : {어디 가시는 거예요?} 화장실이요. 다행히 무상으로 열려있는 데가 있어서…]

다시 서두릅니다.

주민들 깨기 전에 작업을 끝내야 합니다.

[박현유/환경미화원 : 시끄럽다(는 분도 있고), 작업하다 보면 물이 좀 떨어질 때도 있어요. 그럼 그런 거로 냄새 난다고 얘기를 하고요.]

해는 밝아오고, 마음은 더 조급해집니다.

마지막 아파트를 돌고 난 아침 7시.

세 명이서 총 120km를 달려 쓰레기 13톤을 주웠습니다.

이제 퇴근입니다.

[뽀꾸야, 아빠 왔다.]

잠옷을 입어도 쉽게 잠들진 못합니다.

밤낮 바뀌는 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박현유/환경미화원 : 뒤척이다가 잘 자면은 한 2시간쯤 자고. 못 자면 1시간 정도 자다가 비몽사몽으로 깨어있고.]

암막 커튼을 닫아도 햇살이 눈부십니다.

겨우 누웠더니 앓는 소리가 나옵니다.

[아휴, 아이고야. 아이고…]

사실 이 야간 근무, 정부가 이미 6년 전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주민 민원 때문에 현실은 지침과 다릅니다.

[춘천시 관계자 : 위험성도 많이 느끼고, 차량 계속 지나다니는 거에 대해서 불만도 많이 표시해서…]

현유 씨는 불면증과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박현유/환경미화원 : 쉽지는 않죠. 몇 년 더 할 수 있을까? 그래도 참아야죠.]

박현유 씨는 아마 햇빛과 근육통으로 내내 뒤척이다, 해가 질 때쯤 다시 나와야 할 겁니다.

모두 잘 시간에 같이 잠들 수 있는, 어찌 보면 당연한 권리는 야간수당 142만 원보단 더 가치가 클 겁니다.

[작가 유승민 영상취재 김재식 영상편집 홍여울 영상자막 조민서 취재지원 권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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