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총기 위법…부품 구매 의도 알면 당연히 거절”
기술자들 “무기 제작 능력 충분”
“고객이 여러 업체서 도면 맡기면
어디 쓰일지 알기 어렵다” 토로
전문가 “현행법, 소지·판매 규제
부품 관련 법 미비, 재정비 필요”

"손님이 '총을 만들러 왔다'고 하면 당연히 거절하겠지만, 한 부품의 도면만 갖고 오면 우리로서는 이게 어디에 쓰일지 알 방법이 없죠."
4일 오후 3시쯤 인천 미추홀구 숭의공구상가 거리.
수백 곳의 상가와 공업소들이 밀집한 이곳에선 기계들이 분주하게 움직였고, 기술자들은 공구를 다듬거나 용접하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이곳에서 만난 기술자와 상인들은 지난달 송도에서 발생한 사제 총기 사건 소식을 접했을 때 인천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믿겨지지 않았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30일 인천 연수경찰서는 살인, 살인미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입건한 60대 남성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곳에서 만난 기술자 C씨는 "총기를 만드는 것이 위법하기 때문에 만들지 않지만 그것들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이 있다"라며 "마음만 먹으면 비행기도 만들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다만 C씨는 무기 제작과 관련된 것이면 뒤도 보지 않고 거절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총기 전체가 아닌 총기에 쓰이는 부품 제작 의뢰를 각기 다른 업체에 맡길 경우 이를 업체 측에선 알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상인 D씨는 "공구상가에선 다양한 부품들을 판매 중이고, 일반 공장 관계자부터 공대생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기 때문에 고객들이 거짓말을 해서 사가면 업체 입장에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라며 구매자의 '의도'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지난 2016년 서울 오패산터널 총격사건 이후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제 총기에 대한 규제 법률이 미비한 점을 짚었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행 법령상 총기 소지, 판매 등에 대한 규제는 가능하지만 총기 부품과 관련해서는 규제가 전무한 실정"이라며 "사제 총기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던 만큼 법안을 재정비해 규제 조항을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총기 사건에 대해 아직 경각심이 약한 편"이라며 "학교나 지자체 차원에서 국민들의 경각심을 키울 수 있는 총기 규제 및 안전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유희근·홍준기 기자 ho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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