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제조업 시장 포화에 ‘사면초가’
설문 결과 53.3% ‘성숙기’ 답변
경쟁 치열·신사업 착수는 부진
정부·지자체 전략적 지원 필요
인천에서 철강용 나이프를 생산하는 A 업체는 최근 ‘특수 회전 욕조’ 등 새로운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철강용 나이프 시장을 나와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준비를 하는 것이다. A 업체 대표는 “철강용 나이프 업종의 경쟁이 워낙 치열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제품 개발이 완벽히 이뤄지지 않았고, 특수 회전 욕조 시장이 국내에서는 활성화하지 않아 성공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에 소재한 선박 수리·조선 업종의 B 업체 역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국내 선박을 중심으로 수리·제작·건조를 해오다, 최근엔 수출선박·풍력발전 특화 선박 등으로 눈을 돌렸다. B 업체 이사는 “선박 수리·조선 업계는 이미 포화 상태로 도태된 업체도 많고, 선박을 수리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신산업에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인천지역 제조업체의 절반 이상은 자사의 주력 사업(제품) 시장을 포화·쇠퇴 상태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대체할 신사업 추진은 부진한 상황으로, 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지원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인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인천지역 제조업의 미래 신사업 추진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3.3%가 주력 사업(제품)의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성숙기(시장 포화 상태)’에 있다고 답했다. 26.9%는 ‘쇠퇴기(시장 감소)’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으며, ‘성장기(수요 증가)’와 ‘도입기(시장 초기)’라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15.9%, 3.9%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인천지역 소재 기업 182개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시장 내 경쟁은 더욱 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의 56.9%는 주력사업(제품)이 경쟁업체와의 격차가 사라져 경쟁이 치열하다고 답했다. 이어 ‘경쟁우위 지속(18.3%)’, ‘경쟁업체가 턱밑까지 추격(17.1%)’, ‘경쟁업체 추월 및 경쟁열위(7.7%)’ 순으로 업체들은 시장 내 경쟁 상황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지역 제조업의 절반 가량은 기존 사업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신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력사업을 대체할 신사업을 착수하지 않거나 검토하지 않은 기업’은 50.8%, ‘신사업 착수 또는 검토 중인 기업’은 49.2%로 조사됐다.
신사업을 착수·검토하지 않은 업체(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시장 및 사업성 확신 부족(35.8%)’, ‘자금 등 경영상황 악화(24.2%)’, ‘인력 등 제반여건 부족(14.7%)’ 등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인천의 제조업이 구조고도화·신산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정부와 지자체의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일기 산업단지문화재생센터장은 “단순히 신청주의 중심의 지원이 아닌, 전략적으로 일부 기업들을 끌어올려줄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경험이 쌓이면 지원 정책도 세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주 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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