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운영에 ‘셀프 단속’… 점자블록 개선은 ‘제자리’

고건 2025. 8. 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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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 장애인이동편의시설 주체
교통·도로 부서간 소통·자문 부족
“사각지대 커, 강제성 높일 방안을”

1일 찾은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버스정류장. 새로 설치된 스마트셸터가 장애인편의법상 규정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바닥에 설치된 선형블록은 장애물과 좌우 60cm 이격 돼야 한다. 2025.8.1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지자체가 점자블록의 설치·관리 규정을 위반하는 사례들이 늘고(8월4일자 7면 보도) 있는 가운데 이를 제재할 방안이 없어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등 여타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에 비해 단속 대상과 기준이 모호해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4일 경기도에 따르면 장애인 등 이동편의시설의 설치 및 관리 주체는 기초단체다. 각 시군이 시설주관기관으로서 편의시설의 설치와 운영을 주도하고, 위배 사항에 대한 단속도 담당한다.

이렇다 보니, 지자체가 스스로 편의시설을 규정에 맞지 않게 운영하거나 허물어 위반할 경우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화성, 구리, 양주 등 도내 최소 10곳 이상에서 지자체가 버스 정류장 개선사업을 진행하면서 점자블록 설치·운영 규격을 침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침해 사례는 지자체 내에 정류장 사업을 담당하는 교통 부서와 점자블록 관리를 담당하는 도로 부서 간 소통·자문이 부족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상 장애인을 위한 보도나 주차 등을 방해할 경우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일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버스정류장. 새로 설치된 스마트셸터가 장애인 편의법상 규정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바닥에 설치된 선형블록은 장애물과 좌우 60㎝ 이격 돼야 한다. 2025.8.3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지자체가 사업을 추진하며 발생한 침해 사안에 대해 스스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셀프 단속’을 해야 하는 셈인데, 장애인 단체들은 사실상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경기도이동편의기술센터와 관련 단체, 시민들이 위반 사례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며 지속해 지난해부터 민원을 넣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는 실정이다.

단속의 기준이 모호해 장애인전용주차구역과 경사로처럼 설치부터 관리 및 이용까지 구체적 관리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을 보면, 점자블록 위에 물건을 쌓는 등의 통행 방해와 블록 자체를 훼손할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반면 점형블록 30㎝ 전면 이격 등 설치·관리 규정을 위반할 시 부과하는 구체적 제재 사안은 담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점자블록 관련 제도가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빈틈이 많다”며 “블록의 훼손 및 이용에 대해선 체계가 잡혔다. 그러나 지자체가 잘못한 걸 자기들 손으로 직접 과태료를 물 수 없다는 큰 사각지대가 있다. 강제성을 높일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건 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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