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끼임사… “기계 켜놓고 청소하라 배워”

마주영 2025. 8. 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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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플라스틱 공장 네팔인 ‘비극’
‘정비시 운전 정지’ 규칙 미준수
한국인 조장 자리 비운 사이 ‘비명’
고용부, 작업 중지·중처법 위반 조사

화성시 한 플라스틱 제조 공장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기계 롤러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5.08.04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화성의 한 공장에서 기계에 외국인 노동자가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산업재해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에 발생한 이번 사고는 ‘기계를 켜 놓은 상태에서 청소 작업을 해왔다’는 현장 증언까지 나와 사고 경위 규명에 주목이 쏠린다.

4일 오후 1시께 찾은 화성시 정남면 한 플라스틱 공장에는 전날 사고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3일 오후 7시20분께 이 공장에서 네팔 국적 30대 남성 노동자 A씨가 플라스틱을 얇게 펴는 압출 성형 기계 롤러에 끼여 숨졌다. 플라스틱 압출기에 달린 대형 롤러 3개 아래에는 사고 당시 A씨가 착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무장갑과 신발 한 개가 남아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A씨의 동료 외국인 노동자 B씨는 “공장 관리 조장에게서 기계를 켜 놓은 상태로 청소를 한다고 배웠고, 평소 하루에 한번씩 같은 방식으로 기계를 닦아 와서 위험한 작업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만난 동료들은 “평소에도 롤러가 돌아가는 상태에서 청소를 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동료는 “기계 롤러가 돌아가는 상태에서 청소를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와 함께 근무했다는 C씨는 롤러를 가리키며 “기계 위에 서서 청소 약품을 묻힌 천을 양손에 들고 롤러 위에 대고 있으면, 롤러가 돌면서 잔여물이 닦였다”고 설명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동력으로 작동하는 기계를 청소 등 정비할 때 노동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기계의 운전을 멈춰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이 같은 규칙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은 사고 당시 3인 1조로 작업했는데, 기계를 작동시키는 역할은 한국인 조장이, 기계 청소는 외국인 노동자 2명이 맡았다고 한다. C씨는 “조장이 기계를 작동해 청소 작업을 시작했지만, 사고 당시엔 물을 마시러 자리를 비웠었다. 비명 소리를 듣고서야 달려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 관계자는 “롤러가 1분에 수 회 돌 정도로 기계를 천천히 가동하면서 청소하는 등 관련 법을 준수하면서 작업이 이뤄졌다”며 “관계기관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고용노동부는 해당 작업을 중지시키고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경찰도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공장 관계자들의 안전 수칙 준수 위반 사항이 발견된다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광명 소재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도 미얀마 국적 30대 남성 노동자가 감전 추정 사고를 당했다. 경찰은 동료 작업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전국 시도청에 산업재해 전담 수사팀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산업재해에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기조를 밝힌데 따른 후속 조치다. 경찰청에는 산업재해와 중대재해 사건을 전담 수사 지휘하는 수사지휘계를, 각 시도청에는 형사기동대 내에 전담수사팀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마주영 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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