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녘 보며 스타벅스 한 잔…인천시, 백령도 유치 검토
자연 경관 한정된 관광 자원 한계
관광객 유입 지역 명소 역할 기대
北 인접 애기봉 매장 선풍적 인기

"북한 경치를 바라보며 스타벅스 커피 한 잔 어떠세요?"
인천시가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에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유치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시는 최근 백령도 스타벅스 유치와 관련해 해양항공국에 담당자를 지정하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고 4일 밝혔다.
2030년 백령공항이 개항하면 섬 접근성이 크게 향상돼 관광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스타벅스 유치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백령공항 건설은 옹진군이 2014년 국토교통부에 소형 공항 개발을 건의해 시작된 사업으로, 현재는 기획재정부의 타당성 재조사 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초 시가 도입한 여객선 요금 인하 정책인 '인천 아이(i) 바다 패스'도 관광객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백령도 관광 자원은 두무진과 콩돌해안 등 천혜의 자연환경에 한정돼 있어 외지인들 발길을 오래 머물게 하는 데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스타벅스는 단순히 식음료점 기능에 그치지 않고 지역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경기 김포시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에 문을 연 스타벅스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스타벅스 매장이 입점한 평화생태공원은 북한 황해도 개풍군과의 거리가 1.4㎞에 불과해 '북한 뷰 스타벅스'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벅스 개점 효과로 올 1~4월 평화생태공원 전체 방문자 수는 12만9000명으로 급증했다. 월평균 방문자 기준으로 전년 대비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외국인 관광객도 지난해 월평균 1300명에서 올해 월평균 3300명으로 2.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시는 스타벅스 백령점이 문을 열면 북한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과 천혜의 자연환경이 맞물려 관광객 증가 등 상승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스타벅스 유치는 내부적 검토 단계로 아직 구체적으로 진전된 사안은 없다"며 "옹진군과 백령도 주민들 의견을 듣고 추진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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