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과서 결국 '교육자료'…사실상 퇴출 수순
[EBS 뉴스]
논란 속에 도입된 AI 디지털교과서가 결국 한 학기만에 교과서 지위를 잃게 됐습니다.
의무 도입이 불발되면서 AI 교과서 정책 자체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된 건데, 학교 현장에 미칠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영상보고 오겠습니다.
[VCR]
맞춤형 첨단 교육 지향하며
등장한 AI 디지털교과서
전국 30%대 채택률
효과성 검증 미비, 준비 부족으로 논란
AI 교과서 법적 지위 '교육자료'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통과
학교 현장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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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취재기자와 조금 더 자세히 짚어봅니다.
박광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교육계에 중요한 법안 두 개나 본회의 문턱을 넘었습니다.
먼저 지난 1학기 때부터 논란이 이어졌던, AI 디지털교과서의 법적 지위, 결국 교육자료가 됐네요?
박광주 기자
네 논란의 법안이었죠.
AI교과서의 지위를 교육자료로 하는 법안 오늘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습니다.
이 법은 공포 즉시 시행되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에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주요 교육 정책으로 추진했던, AI 디지털 교과서가 결국 교육자료가 되는 수순을 밟게 되겠습니다.
원내 다수인 여당이 주도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킨건데, 여당과 야당 사이, AI교과서의 교육자료화를 두고 큰 시각차도 보였습니다.
인터뷰: 고민정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
"AI를 만들 줄 아는 인재를 키우는 정책이 아니라 학생을 문제 풀이 기계로 전락시켜버리는 공교육을 아예 사교육 시장으로 만들어 버리는 무모했던 교육 정책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멈추려 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서지영 국회의원 / 국민의힘
"AI 디지털교과서가 가져올 모든 변화는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잠자는 교실을 깨우고 교육 격차를 줄이는 혁신에 동의하신다면 이 법안에 반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 AI디지털 교과서는 올해 전체 학교 도입을 예정했다가, 현장 준비 부족과 반발 등을 고려해 자율 채택으로 진행했는데요.
한 학기 운영하는 과정에서 32%대 채택률에 그쳤고, 기기나 네트워크 환경 준비, 디지털 원패스 가입 문제 등 현장에서 사용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 이어졌습니다.
이 법안 주요 내용은 기존에 법령으로 행정부가 정할 수 있었던 교과용 도서의 기준을 법률로 끌어올리는 건데요. AI 교과서 등 디지털 형태의 소프트웨어는 교육자료로 규정했습니다.
교과서는 의무적으로 모든 학교가 써야하는데, 교육자료는 선택적으로, 학교의 판단으로 쓸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또 교과서의 경우에는 정부의 검인정 대상이라는 점과 무상교육 지원 대상인데요, 교육자료가 되면서 이런 부분도 해당하지 않게 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 법안 통과로 법적 지위가 바뀐다는건데, 교육부는 새학기 준비 어떻게 하겠다는 입장입니까?
박광주 기자
교육부는 이 법안이 통과되자 관련 대책을 묻는 질문에 "각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현장 혼란이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당장 2학기가 머지않아 시작하기 때문에, 2학기 학사 운영에도 차질이 없도록 질의응답 등을 통해서 신속하게 학교 현장에 관련 내용 안내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됐던, 이주호 전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이나 오석환 차관 등 교육부 관계자들은 이 법 통과를 두고 유감을 표했었는데요.
이재명 정부에서 새로 임명된 최은옥 교육부 차관의 경우에는 지난 법사위 회의에 참석해서, 교육자료화가 되면 당장 혼란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장점이 많다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사실 이 법안의 경우에는 7월에 한 차례 통과 가능성이 점쳐졌었는데, 정부 차원의 조율 가능성이 나오면서 미뤄졌었는데요.
결국 2학기가 되면, 학교운영위원회 등이 최종적으로 교과서 채택 등을 논의할 시점까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정치권의 의견이 반영된 법안 통과로 풀이됩니다.
서현아 앵커
이제 학교 현장에서 이 정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와 교과서 업체들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박광주 기자
네 우선 학교 현장에서는 교원 단체를 중심으로 지금이라도 AI교과서 정책을 중단하라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특히 채택률이 높은 대구 지역에서는 대구교사노조와 전교조 대구지부가 성명을 내고, 학교를 상대로한 사용정책을 중단하라는 목소리냈습니다.
대구교사노조 관계자에게 문의했더니, 비록 법안이 통과했더라도 교육청 차원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던 사업이라서, 준비되지 않은 일선 학교에 사용을 압박하지 않을지 우려가 된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또 학교 현장에서 교육정책이 정권에 따라서 급변하는 현상이 이어지면, 이 정책을 수행하는 교사들이 자칫 무기력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차제에 AI교과서 같은 학교 현장의 큰 변화를 불러올 정책은, 정부가 선제적으로, 또 단계적으로 청사진을 제시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인터뷰: 김차명 교사 / 경기 광명서초등학교
"제대로 된 AI정책 이런걸 빨리 학교 현장에 보내줘야지 학교 현장에서도 교육자료화 됐지만 이런 방향으로 가겠구난 그걸 좀 빨리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서현아 앵커
고등학교 무상교육의 재원을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법안도 통과했습니다?
박광주 기자
네 또 다른 교육분야 법안이었던, 고등학교 무상교육의 국고 지원을 3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통과했습니다.
지금까지 해마다 중앙정부와 교육청, 또 지자체가 각각 47.5%, 47.5%, 5%를 분담하는 구조로 고등학생들의 수업료, 교과서 비용 등 재원을 마련해 무상교육이 이뤄졌었는데요.
지난해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절반에 가까운 비용, 한 해 9천억 원 수준의 재원 지원이 끝나는 상황이었습니다.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국고 지원을 3년 연장하는 법안을 추진했지만, 당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민부담 가중할 수 있다면서 거부권을 행사했는데요.
정권이 바뀌고 다시 원내 다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법안을 추진했고 이번에 통과하면서, 당장 시도교육청들도 급한 불은 끄게 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교부금법 개정안은 '47.5%를 교부한다'에서 '47.5%이내에서 교부한다'로 일부 내용 조정도 있었는데요?
박광주 기자
네 지난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문장이 바뀐 내용으로 통과했고, 오늘 본회의에서도 이 내용으로 통과했습니다.
재정 당국과 교육당국 사이의 입장 차이 때문에, 문장이 바뀌게 된건데요. 근 몇년 사이 세수 부족 상황이 이어지면서, 유초중등 교육에 쓰는 지방교육재정 교부금도 제대로 지급이 안되기도 했었거든요.
재정 당국 입장에서는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육교부금을 줄이자는 목소리 지속적으로 내온 만큼, 고등학교 무상교육에 쓰는 재원도 아끼겠다는 입장인 겁니다.
시도교육청들은 인건비나 운영비 같은 경직성 예산을 제외하고서는 노후화된 학교 시설을 고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되도록 국고 지원이 기존처럼 이어지길 바라는 겁니다.
두 주체 사이 협의 지점이 '47.5% 이내'라는 표현이 법률안에 담긴건데요, 당장 2학기에는 이미 국회 예결위에서 고교 무상교육 관련 예산을 책정해두었기 때문에 이 비율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2년 사이에는 다소 중앙정부 몫의 지출이 줄어들 수도 있어서, 시도교육청과 교육당국이 어떻게 재원을 조율할지도 숙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교육관련 주요 법안이 통과했는데요, 우리 교육에 미칠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살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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