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향기] 먼산바라기

원순자 2025. 8. 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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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 빠진 관계들은 서로에게 먼 산이지만
소원한 관계와 안부는 별개
아지랑이도 안개도 빗줄기도 걱정이지만
느슨하게 잡고만 있어야 하는 것이 더 힘들다고

송홧가루 눈보라처럼 아우성치며 날리던 날도
연둣빛 짙어져 빗줄기 속에 녹두 빛으로 스며들던 날도
별일 없느냐고, 밥은 잘 먹느냐고 묻기만 하네요

어느덧 눈 깜빡할 새가 붙어 앉은 먼 산
바람 숭숭한 뼈를 가지고
먼 산기슭 꽃이 무슨 상관이냐고 하지만

굳이 물으면
꽃도 피고 새들도 나는 숲이라고 먼 산은 말하겠지요

원순자 시인

1997년 홍재백일장 시 장원
2018년 중앙일보 시조 월전 입상
수원문인협회 부회장
브런치 스토리 수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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