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복구도 덜 끝났는데…또 침수라니 '참담'"
일대 상가·도로·주택가 복구 ‘안간힘’
호우특보해제에도 곳곳 생채기 남아
주민 "반복된 피해에 몸도 마음도 지쳐"

"또 물난리라니…반복된 침수 피해에 너무 괴롭습니다."
극한호우가 쏟아진 4일 오전 10시께 광주 북구 문흥동 성당. 지난 밤중에 내린 살인적 폭우로 침수 피해를 당한 상인들은 연신 고개를 떨궜다.
이곳 주변에서 찐빵과 만두를 판매하는 한광석(50)씨 점포는 전날 발목 높이까지 물이 차 올라 침수피해를 입었다.
얼마 전 집중호우 때보단 비 피해가 덜했지만, 밤을 꼬박 새워 점포 안의 토사물을 일일이 거둬 내야 했다.
사흘 동안 478㎜가 넘은 폭우가 내렸던 지난달 17일 이후 또 다시 반복되는 물난리에 한 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당시, 한씨 업장은 1m 높이까지 물이 차 올랐고, 수압 때문에 톤 단위 냉장 컨테이너가 무릎 높이까지 떠올랐다. 업장에 있는 자재와 밀가루 등도 모두 젖어 사용할 수 없게 됐으며 무려 8일 동안 영업을 하지 못한 채 문을 닫아야 했다. 그럼에도 피해 보상은 단 한푼도 받지 못했다.
한 씨는 "주변 일대 상당수가 저지대여서 빗물을 대신 처리할 저류시설이 절실하지만, 관계기관에선 오는 2027년에나 완공된다고 전해 들었다"며 "당장 지난달 폭우 피해부터 제대로 된 조사가 없었고 이곳 주민들은 스스로 재난피해를 견뎌내야 하는 처지다"고 꼬집었다.
상인들 외에 관련 공무원들도 이른 시간부터 나와 수해복구 작업을 도왔다.
북구청 작업자 10여명이 바닥 토사물 제거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들은 흙을 삽으로 퍼 운반 트럭에 담고, 잔여물은 물 청소로 없애는 작업을 반복했다. 작업은 오전 8시에 시작해 2시간여 만에 4~5t(톤)의 토사를 1톤트럭에 가득 채웠다.

또, 다른 상습침수구역인 북구 신안교 인근도 사정은 비슷했다. 도로는 온통 진흙투성이로 변했고, 배수로마다 쓰레기가 가득 찼다.
상인들은 비가 그친 이날 새벽부터 고인 빗물을 빼내는 작업을 마무리했지만, 도심 곳곳에 남아 있는 진흙 토사와 쓰레기 더미로 절망한 모습을 보였다.
신발 가게를 운영중인 노병구(68)씨는 "전날 새벽 3시까지 물이 흘러 들어오는걸 막다가 오전 9시에 다시 점포로 나와 물건을 정리중이다"며 "이번 주 내내 비가 쏟아진다는 데 청소해도 소용이 없다. 2주 만에 이렇게 비가 쏟아지니 또 언제 물이 들이닥칠지 모르겠고 장사도 해야 하는데 정말 막막한 상황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민 김모(60)씨의 집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마당과 거실을 덮친 폭우 때문에 식기류와 집안 물건들이 바닥에 나뒹굴고, 온통 토사로 범벅이다.
집안 곳곳은 눅눅하고 습한 기운이 가득할 정도다. 김씨는 "아직 비가 그치지 않아서 어디서부터 복구작업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반복되는 침수피해에 이젠 마음도 몸도 지쳐만 간다"고 말했다.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광주·전남 누적 강수량은 무안 운남 257.5㎜·광주 197.5㎜·담양 봉산 196㎜·구례 성삼재 188.5㎜ 등을 기록했다. 이번 비는 오는 5일까지 광주·전남에 10∼60㎜·많은 곳은 80㎜ 이상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박건우·임지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