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증권사도 "실망스러운 정책"… 세제개편안 재검토 소식에 코스피 일부 회복

안하늘 2025. 8. 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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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에 정부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씨티은행은 "한국의 세제개편안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려던 정부의 그동안 노력과 180도 대치되는 내용"이라며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이 최근 코스피지수 상승을 견인해 온 만큼 이번 개편안이 지수 추가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여당의 주식 시장에 대한 몰이해를 두고 장기적으로도 '코스피 5000' 정책의 발목을 잡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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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 출발한 코스피, 소폭 반등했지만
'여당 주식시장 몰이해' 우려 목소리 여전
씨티은행도, 한국 투자 비중 '다소 확대→중립'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마감 시황이 나오고 있다. 뉴스1

국내 주식시장에 정부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개편안 발표 다음 날인 1일 3.8%나 급락하며 시가총액 100조 원이 증발됐던 코스피는, 주말 이후 개장한 4일 하락분 일부를 되돌리는 데 그쳤다. 해외 투자은행(IB)도 연일 국내 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34포인트(0.91%) 오른 3,147.75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3,105.63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여당이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과 관련해 추가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다만 지난달 말부터 꾸준히 지켜왔던 3,200선은 탈환하지 못했다. 세제개편안 재검토 소식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지 못한 것이다.

해외 증권사들도 세제개편안이 가파르게 상승하던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평가했다. 씨티은행은 최근 글로벌 자산 배분 계획에서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다소 확대'(0.5)에서 '중립'으로 축소했다. 씨티은행은 "한국의 세제개편안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려던 정부의 그동안 노력과 180도 대치되는 내용"이라며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이 최근 코스피지수 상승을 견인해 온 만큼 이번 개편안이 지수 추가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계 IB인 CLSA도 세제개편안을 두고 "채찍만 있고 당근은 없다"며 "실망스러운 정책 때문에 금융·지주사 관련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정부 여당의 주식 시장에 대한 몰이해를 두고 장기적으로도 '코스피 5000' 정책의 발목을 잡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여당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진성준 의원은 대주주 기준 하향(50억 원→10억 원) 방안에 대해 "일부 대주주들이 과세를 회피하기 위해 주식을 내다 팔고 그 때문에 주가가 하락한다면 도리어 그때야말로 투자의 적기 아니겠느냐"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주주의 경영진 견제 역할에 대해 전혀 모르는 소리라고 꼬집는다.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12월 말에 해당 기업의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데, 양도세 과세 기준 시기도 12월 말이라 큰손 투자자들이 의결권 행사를 포기하고 주식을 팔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홍춘욱 프리즘 투자자문 대표이사는 "기업 경영진을 견제할 큰손 투자자가 연말에 양도세 때문에 차익을 실현한다"며 "많은 기업들이 비교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큰손 투자자가 빠져나가고 남은 소액 주주들을 무시하는 행태를 벌여왔다"고 전했다. 대주주 요건을 하향하면 이런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배당 활성화를 위한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부자 감세'로 보는 것도 단편적 시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당이 늘어나면 극소수의 재벌만 막대한 이익을 본다는 건, 시장 전체 흐름을 보지 못한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이남우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그런 주장은)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에서 배당 때문에 국부 유출이 일어난다는 주장과 똑같다"며 "막대한 기업 유보금을 배당으로 돌리기 위해선 당연히 인센티브를 줘야 하고, 그것이 일반 주주에게도 유리한 정책 방향"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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