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오프제’도 막지못한 죽음…법원 “과로사한 은행원 장례비 등 지급하라”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2025. 8. 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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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고강도 스트레스와 격무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30대 은행원의 죽음을 과로사로 인정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이주영 수석부장판사)는 은행원 A씨(사망 당시 38세)의 부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공단이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다만 공단은 작년 1월 A씨의 죽음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며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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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장례비 지급’ 판결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픽사베이

법원이 고강도 스트레스와 격무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30대 은행원의 죽음을 과로사로 인정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이주영 수석부장판사)는 은행원 A씨(사망 당시 38세)의 부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공단이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012년 입행한 A씨는 2023년 1월쯤부터 인사이동으로 기업 여신 심사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각 영업점 전결 처리 액수를 초과하는 건에 대해 심사하는 업무로, 자칫 상환 능력이 부족한 기업을 승인했다가 징계 또는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긴장감 속에서 일해야 했다. 또한 각 영업점의 경영평가가 여신 승인 여부에  좌우되는 상황이라 심사 담당자인 A씨로선 정신적 스트레스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A씨는 새 업무를 맡은지 약 2개월만인 같은 해 3월26일 골프연습장 주차장 차안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이었다. 

다만 공단은 작년 1월 A씨의 죽음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며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A씨의 업무용 PC 로그인 기록을 볼 때 사망 전 12주 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이 46시간에 그쳐 과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반면 재판부는 A씨가 일한 시간이 이보다 많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다니던 은행은 평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만 업무용 PC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었는데, A씨가 해당 시간 안에만 업무를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A씨가 심사 보고서를 새벽에 수정한 기록이 남아있는 점, 해당 은행 직원들이 외부망에 연결된 PC나 개인 노트북 등으로 초과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A씨의 실근무 시간이 주당 52시간을 초과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재판부는 "A씨는 사망일 직전에 5건의 여신 심사 건을 불승인했고, 같은 팀 직원의 진술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많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성적인 과로 또는 업무와 관련한 스트레스가 급성심근경색 발병에 기여했거나 자연적인 경과 이상으로 악화시켜 사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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