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자체 고유함 주목한 전시 ‘풀들은 서로를 닮으려 애쓰지 않는다’

보여지기 위한 아름다움보다 존재 자체 고유함에 주목한 전시가 열린다. 장애-비장애인 협업을 통해 예술의 사회적 가능성을 확장하는 '풀들은 서로를 닮으려 애쓰지 않는다' 전시다.
사단법인 누구나는 연간 기획전 '문턱없는 콜라보 2025 시리즈' 세 번째 전시를 개최한다.
오는 7일부터 21일까지 서귀포시 문화예술공간 키위새스테이션에 마련한 발달장애 창작자 이래숙과 분갈이숍 리:팟팅의 2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 식물이라는 공통된 매개를 통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연과 교감해 온 두 주체는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는 감각을 조용히 펼쳐 보인다.
이래숙은 언어보다는 감각과 특유의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해 왔다. 식물의 잎사귀 하나, 줄기 하나에서 생명의 흐름을 읽어내며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드로잉으로 표현한다. 말이 닿지 않는 세계를 감각적으로 포착하고 자신만의 리듬으로 풀어낸다.
분갈이숍 '리:팟팅'은 식물의 고유한 생장 조건과 리듬을 존중하며, 제각기 다른 식물들이 자연스럽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일부러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리:팟팅의 식물들은, 이래숙의 드로잉처럼 존재 그 자체의 고유함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는 오는 7일부터 21일까지 휴관일인 일요일과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주최 측은 "어떤 식물은 햇볕을, 어떤 식물은 그늘을 좋아하고 어떤 이는 물을 많이 필요로 하지만, 또 어떤 이는 척박한 땅에서도 조용히 살아간다"며 "이런 차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닌, 서로 다른 생존의 형태이자 고유한 아름다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함께 만들어낸 이 협업은 다양한 존재들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존중받는 일상에 대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래숙의 드로잉과 리팟팅의 식물들이 만나 전하는 조용한 메시지는 빠르고 획일화된 사회 속 각자의 리듬대로 살아가는 존재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식물이라는 매개를 통해 이어간다"고 밝혔다.
(사)누구나의 오한숙희 이사장은 "같음이 아닌 다름의 가치에 주목한 이번 전시는 예술이 어떻게 사회의 다양한 경계와 조건을 넘어 서로를 이어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실천"이라고 소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