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잃은 제주 투자진흥지구 제도 20년만에 대수술
투자 유치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20년 전에 도입된 '제주투자진흥지구 제도'가 개편 단계를 밟고 있는 가운데, 고정된 업종과 투자금이 아닌 지역 산업·경제에 얼마나 이로운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빛 좋은 개살구, 제주 투자진흥지구
제주도는 7일(목)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심의회 제3차 회의를 열고, 제주투자진흥지구 제도 개선안에 대해 보고한다.
제주투자진흥지구는 '제주의 핵심 산업육성을 위해 새로운 산업에 투자하는 내·외국인에게 세제 감면 등 인센티브(혜택)을 주는 제도'이다. 법인세, 소득세, 취득세, 재산세 등 국세와 지방세를 감면·면제해주고 개발부담금, 공유수면 점·사용료, 농지보전부담금, 대체초지조성비, 대체산림자원조성비, 하수도원인자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을 감면해준다. 또한 국·공유재산도 임대해준다.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 출범에 맞춰 국내 최초로 도입됐고, 2006년 제정된 제주특별법을 통해 명문화됐다.
이처럼 많은 혜택을 지원하는 제도지만, 지금까지는 관광 분야에 집중되면서 난개발로 인한 자연환경 파괴,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경제 효과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덧붙여 전북특별자치도, 광주광역시 등 다른 지역들도 투자진흥지구를 도입하면서 경쟁력 확보 방안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현재 제주에서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된 사업장은 총 44개이다. 이 가운데 32개(72.7%)가 관광이다. 나머지는 연수원, 청소년 수련시설업, 국제학교, 문화산업, 의료기관, 제조업, 첨단사업 등이다. 이 중에서 문화산업은 2곳, 제조업은 2곳, 첨단산업은 1개에 불과하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제주도는 제주연구원에 '투자진흥지구 제도 개선' 연구를 의뢰했고, 제주도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안 마련에 착수했다.
새로운 기준 "지역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 제안
연구진은 현재 제주투자진흥지구 제도를 지역 산업·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투자 요건과 지정 대상 업종을 과감히 완화할 것을 제언했다.
현재는 투자진흥지구 대상 업종을 관광 포함 28개로 정해두고, 총 투자액도 관광 관련 산업은 미화 2000만 달러(277억원) 이상, 그 밖의 산업은 500만 달러(69억2500만원) 이상으로 문턱을 정해놓고 있다.
연구진은 대상 업종과 총 투자액 기준을 정하지 않고 모든 업종을 열어 놓고서 '지역 경제 효과'를 핵심으로 판단해서 혜택 여부를 결정하는, 일명 네거티브(negative) 방식을 제안했다.
뿐만 아니라 관광 개발이 아닌 연구·개발(R&D) 같은 고차원 산업이 지금 제주에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진흥지구 제도에 있어 후발주자인 전북특별자치도는 연구개발 분야의 투자금을 5억원으로 제시했고, 특히 근로자 수를 필수 조건으로 명시했다. 광주광역시는 문화 산업 분야 투자금으로 5억원을 제시했다. 앞으로는 민간의 이익 창출 이상으로 제주 지역 기간산업과 지역 생산성 등을 높이는 인센티브로서 제도가 작동돼야 한다는 방향이다.
이 밖에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관광진흥지금 지원 가능, 증설도 투자진흥지구 허용, 외국인 노동자 채용 제도개선 등 여러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도는 연구 결과를 분석·공유하고 제주특별법 개정 등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