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 ‘계엄 기획자’ 노상원 조사···‘내란방조 제3자’ 추적 나서

김희진·이창준·이보라 기자 2025. 8. 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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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원 단골 무속인 ‘비단아씨’도 조사
12·3 불법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2월24일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불법계엄의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계엄 기획자’로 지목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처음으로 소환 조사했다. 특검은 앞서 외환 의혹이 담긴 노 전 사령관의 수첩 내용을 분석한 데 이어 그가 계엄 전 여러 차례 찾은 무속인을 출장조사하는 등 주변 인물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은 4일 오전부터 노 전 사령관을 내란방조 혐의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민간인 신분으로 불법계엄을 모의한 혐의로 기소된 노 전 사령관은 구속된 상태다. 그가 작성한 이른바 ‘노상원 수첩’에는 ‘엔엘엘(NLL·북방한계선) 인근에 북의 공격 유도’ ‘북의 침투로 인한 일제 정리할 것’ ‘오물 풍선’ 등이 담겨 외환 혐의와 관련해서도 주요 가담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재판에 넘겨지지 않은 제3자의 내란방조 혐의와 관련해 노 전 사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통신 조회 등 수사 과정에서 노 전 사령관이 특정 시점마다 통화한 인물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 인물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기 위해 노 전 사령관을 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이미 기소된 노 전 사령관이 지난해 12월3일 계엄 전 중요 시점에 집중적으로 통화한 인물이 있다면, 노 전 사령관 내란 혐의와 관련해 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박 특검보는 그러면서 “제3자 내란방조 혐의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라기보다, 노 전 사령관과 ‘라포르(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확장성 있는 사건이 필요해 조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노 전 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등과 계엄 선포 명분을 쌓기 위해 ‘북풍 공작’을 모의했는지 등 외환 의혹과 관련한 조사는 이날 집중적으로 이뤄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노 전 사령관 측 변호인도 이날 소환 통보가 제3자의 내란방조 혐의 관련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외환 의혹과 관련한 특검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검은 그동안 전담 인력을 꾸려 분석해온 노 전 사령관 수첩 내용 등을 토대로, 노 전 사령관의 주변 인물 조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30일엔 전북 군산에 있는 무속인 ‘비단아씨’ 이모씨의 점집을 직접 찾아가 조사했다. 이씨는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전 여러 차례 찾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군 관계자들 사진을 내밀며 점괘를 본 인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씨를 상대로 노 전 사령관과 교류했던 다른 무속인과 예비역 등에 관해 물어봤다고 한다. 특검은 노 전 사령관이 계엄을 기획·모의하는 과정에서 다른 예비역 등도 연루됐을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노 전 사령관 수첩 내용과 관련된 군사작전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11월 무장한 아파치 헬기를 동원해 서해 NLL 인근에서 위협 비행을 했다는 육군항공작전사령부의 작전을 비롯해 같은 해 10~11월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한 드론작전사령부 작전, 11월 정보사 요원들의 주몽골 북한대사관 공작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특검은 노 전 사령관이 이러한 작전 기획 등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은 이날 불법계엄에 공모해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구속 후 첫 조사도 이어갔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소방청에 하달하는 등 계엄의 주무장관으로서 내란죄에 주요하게 가담한 혐의 등으로 지난 1일 구속됐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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